보수층 인사들의 ‘돌출 발언’이 계속 나와 '촛불 민심'을 더욱 분노하게 하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박 대통령이 죽을 죄 지었냐”며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을 SNS에 올렸고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은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 놀아도 됐다”고 주장했다.
|
|
|
▲ 홍준표 경남도지사. |
촛불민심으로 대표되는 탄핵정국에서 보수층이 지지층 결집을 통해 국면전환을 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준표 지사는 4일 페이스북에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며 “절차를 밟아 4월 말에 내려오겠다는데 굳이 머리채 잡고 바로 끌어내리겠다는 야당의 처사는 좀 과한 측면이 있지 않은가”라며 탄핵 추진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홍 지사의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그럼 노무현 대통령은 죽을 죄를 져서 탄핵했냐’ 등의 비난들을 쏟아내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죽을 죄를 지었다. 귀하도 마찬가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지사는 11월 말 “최근 진행되는 탄핵투표 진행절차는 사실상 공개투표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헌법원칙도 지키지 않은 국회의원들의 행태가 또다른 헌법위반을 가져오고 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정유섭 의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기관보고에서 “대통령은 총체적인 책임은 있지만 직접적 책임은 없다”며 “대통령은 7시간 동안 아무 것도 안 해도 된다”고 발언했다.
정 의원은 “직접적 책임은 현장 대응능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현장 책임자만 잘 임명하면 대통령은 놀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이 7시간 제대로 지휘를 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인사를 잘못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
|
|
▲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 |
최근 들어선 대통령의 퇴진 요구를 ‘색깔론’과 연결짓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김종태 새누리당 의원은 11월29일 탄핵과 관련해 “그만한 흠집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좌파와 언론이 선동한 것”이라며 “탄핵하면 그대로 정권을 내주고 보수 가치도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촛불집회를 놓고도 ‘좌파 종북 세력’을 언급하며 낡은 색깔론 공세를 펼쳤다. 김 의원은 “좌파 종북 세력은 통상 시위 때마다 분대 단위로,지역별로 책임자를 다 정해 시위에 나온다”며 “1분간 불을 일제히 끈 것도 조직적으로 리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 밖의 보수인사들도 ‘색깔론 덧칠’에 가세하고 있다.
소설가 이문열씨는 2일 조선일보에 쓴 기고문에서 촛불집회를 놓고 “북한의 아리랑 축전과 같은 거대한 집단 체조의 분위기까지 느껴지더라는 사람도 있었다”고 깎아내렸다. 촛불집회에서 1분동안 불끄기에 대해 “기계로 조작해도 어려울 만큼 정연한 촛불 끄기 장면과 그것을 시간 맞춰 잡은 화면에선 으스스한 느낌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가수 윤복희씨는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가 발표된 11월29일 트위터에 “억울한 분들의 기도를 들으소서. 빨갱이들이 날뛰는 사탄의 세력을 물리쳐 주소서”라는 문구의 글을 올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윤씨는 ‘빨갱이’‘사탄’이 촛불집회 참가자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해명도 거짓말이다’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폭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