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물류업계 3위인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택배사업에 진출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1일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해 택배사업 등에 진출할 것”이라며 “롯데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의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면서 경영권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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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은 계열사 8곳이 11월30일 특수목적법인인 이지스일호로부터 현대로지스틱스의 주식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롯데그룹은 이지스일호가 보유한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 88.8% 가운데 총 71%를 확보하게 됐다. 인수금액은 5천억 원에 이른다.
이지스일호는 롯데그룹 8개 계열사와 현대상선,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가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하기 위해 2014년 만든 특수목적법인으로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 88.8%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지스일호의 지분은 오릭스가 35%, 롯데쇼핑이 35%, 현대상선이 30%씩 각각 보유하고 있었는데 롯데그룹이 올해 들어 오릭스와 현대상선이 보유하던 이지스일호의 지분까지 인수에 나서면서 롯데그룹이 소유한 지분이 71%까지 늘어났다.
롯데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해 택배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롯데그룹은 물류회사 롯데로지스틱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롯데로지스틱스의 경우 택배사업을 하지 않고 계열사 화물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올해 3분기까지 택배시장에서 점유율 13%정도를 차지했다. 택배사업에서 매출 3745억 원을 냈다. 이는 현대로지스틱스의 전체매출의 31%에 이른다.
같은 기간에 한진택배와 CJ대한통운은 시장점유율 13%, 44.2%를 차지했다. 택배사업 매출은 한진택배 3972억 원, CJ대한통운이 1조3166억 원에 이른다.
롯데그룹은 앞으로 현대로지스틱스와 유통계열사의 시너지를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최근 온라인쇼핑몰을 오프라인 유통망과 결합해 상품배송을 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배송서비스를 키우고 있다”며 “롯데그룹의 배송서비스와 현대로지스틱스의 택배사업이 만나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의 지위까지 넘보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택배사업의 경우 이미 CJ대한통운이 규모의 경제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대로지스틱스가 롯데그룹 외의 물량을 유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이라고 내다봤다.
CJ대한통운은 규모의 경제 효과로 경쟁사보다 택배단가를 더 낮춰도 수익성이 더 높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현대로지스틱스의 경우 평균택배단가 2165원, 택배사업 영업이익률 2.6%였지만 CJ대한통운은 택배단가 2074원, 영업이익률 3.3%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