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프리미엄 생활가전으로 수익확보에 조직역량을 집중한다.
LG그룹은 1일 조성진 H&A사업본부장을 1일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LG전자를 1인 CEO체제로 이끌도록 했다. 생활가전제품을 LG전자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도록 한 공을 인정한 것이다.
◆ LG전자에 조성진 시대 개막
LG전자는 대규모 조직개편으로 프리미엄 가전사업에 역량을 더욱 집중하고 조 부회장의 품질경영 철학을 모든 사업부문에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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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 LG전자 신임 부회장. |
스마트폰사업이 적자탈출에 어려움을 겪고 전장사업도 성장동력으로 완전히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프리미엄 생활가전에 집중하기로 전략적 판단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 부회장은 LG전자의 세탁기와 냉장고 등 생활가전사업을 총괄해왔는데 내년부터 경영 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후임 H&A사업본부장은 송대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게 됐다.
LG전자는 지난해 조 부회장과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 사장, 조준호 MC사업본부 사장 3인의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했는데 1년 만에 1인 CEO체제로 바꾸었다.
LG전자의 실적에서 가전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성장전망도 밝아 조 부회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조 부회장은 가전사업에서 올해 역대 최대성과를 창출하고 LG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시장에 안착하도록 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고 말했다.
H&A사업본부는 올해 역대 최대매출과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프리미엄 세탁기 ‘트윈워시’ 등 흥행작이 미국과 한국 등 주요시장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은 생활가전에서 20년 이상의 경험을 쌓았는데 기술중심 경영철학과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사업전략이 세탁기와 냉장고, 빌트인가전 등 가전사업 전반으로 확대되며 성과를 거뒀다.
조 부회장은 1976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전기설계분야에서 근무해왔다. 1995년 세탁기사업부로 이동한 뒤 2012년까지 세탁기에서만 ‘한우물’을 팠다.
그 뒤 2013년 사장으로 승진하며 H&A사업본부장을 맡아 생활가전을 총괄하게 된지 4년만에 부회장에 올랐다. LG전자 생활가전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초고속 승진한 셈이다.
조 부회장은 용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취직해 부회장까지 오른 ‘고졸신화’의 최고경영자다. 국내 4대 그룹에서 고졸 출신 사장과 부회장은 조 부회장이 유일하다.
LG전자 관계자는 “조성진 부회장의 1인 CEO체제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본원적인 사업경쟁력 강화를 주요 추진전략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 프리미엄 가전사업에 역량 더 집중
조 부회장은 최고경영자를 맡는 동시에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시그니처’ 브랜드의 통합전략을 지휘하는 신설조직 LG시그니처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한다.
LG시그니처는 올레드TV와 빌트인 냉장고 등으로 구성된 초고가 가전 시리즈로 글로벌 출시가 확대되고 있다. LG전자 가전사업의 수익성장을 견인할 동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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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프리미엄가전 브랜드 'LG시그니처'. |
LG전자는 H&A사업본부 아래 냉장고와 키친패키지사업부를 주방가전 중심의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로 통합하고 세탁기사업부를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로 변경하는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생활가전사업이 LG전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며 몸집이 커지자 각 사업에 맞는 독자적 전략을 구축하며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올해 LG전자 연결기준 실적에서 H&A사업본부는 전체 매출의 31%, 영업이익의 9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사업이 큰 적자를 보며 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가전사업의 중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올레드TV의 시장경쟁력이 변수로 남아있고 전장부품 등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는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하기까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LG전자는 프리미엄가전업체로 대변신을 꾀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조 부회장 체제에서 가전제품에 연계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과 생활로봇 등으로 사업을 지속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 부회장이 생활가전에서 쌓은 글로벌 성공경험을 모바일사업과 자동차부품사업 등으로 확대적용해 품질경영을 최우선으로 삼고 지속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