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모기업 KT가 김영섭 대표이사 사장을 맞이한 뒤 2번째 연임을 눈앞에 뒀다.
국내 주요 카드사 대표가 다수 바뀌는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킨 것인데 최 사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 온 사업다각화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이달 말 임기 종료를 앞둔 최 사장을 차기 최고경영자 후보로 단독 추천하면서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것으로 평가된다.
최 사장은 2021년 3월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처음 올랐다. 이후 2023년 3월과 12월 각각 9개월, 1년의 임기를 더하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최 사장의 3연임 여부와 추가 임기는 2025년 3월로 예상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그러나 단독 후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이변이 없다면 최 사장은 이번 임추위 결정에 따라 2025년 1월부터 4번째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에서는 올해 BC카드가 호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최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부터 KT를 이끌고 있는 김영섭 사장의 쇄신 기조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기 때문이다.
KT는 올해 11월 자회사 전출과 희망퇴직 등에 따른 대규모 인력 감축을 추진한 것은 물론 조직 효율화 기조에 따라 일부 사업부문 통폐합을 진행했다. 앞서 KT스튜디오지니, KT엠모바일 등 일부 자회사 최고경영자에는 교체 인사를 내기도 했다.
더군다나 이번 연말 연임이 예상되던 주요 카드사 CEO들이 줄줄이 교체됐다. 지금까지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등이 최근 한 달 사이 새로운 대표를 맞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최 사장은 다시 한번 모기업 KT의 쇄신 흐름을 피한 것은 물론 오히려 재신임으로 김 사장의 더 강한 신뢰를 쌓았다.
최 사장의 재신임 배경으로는 BC카드의 지속성장을 이끌 사업다각화 전략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이 꼽힌다.
올해 카드업계 CEO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신성장동력’으로 압축된다. 본업인 카드사업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 사장은 BC카드 사장에 취임하던 2021년부터 신성장동력 찾기를 제1과제로 추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BC카드는 매입업무수익이 전체 수익의 9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구조를 지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가장 취약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자체카드’와 ‘고객사 다양화’, ‘해외결제망 확대’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했고 현재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BC카드 전체 수익 가운데 매입업무수익 비중은 2020년 말 87.4%에서 올해 3분기 80.0%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자체카드 수수료수익 비중은 0.1%에서 0.9%로 늘었다. 자체카드 사업 확대에 따라 카드대출과 카드할부 등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 비중은 올해 3분기 2.7%로 집계됐다.
▲ BC카드가 수익 기반 다각화에 성과를 내고 있다. < BC카드 > |
BC카드가 ‘BC바로 K-패스 카드’ 등의 흥행으로 신규회원수를 빠르게 늘리면서 카드업계에서 위상도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드사업을 이야기할 때 전업카드사 8곳 가운데 으레 BC카드를 빼놓던 것과 달리 이제는 함께 비교대상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BC카드는 이 같은 체질개선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7월 최대 고객사였던 우리카드의 결제망 이탈이라는 악재를 딛고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BC카드는 2024년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1293억 원을 거뒀다. 1년 전과 비교해 85.8% 증가했다.
최 사장은 BC카드의 수익 기반 안정화에 지속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BC카드는 신용정보업에서도 추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신용조회업을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겸영업무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최근 시행되면서 이미 기업정보조회업 허가를 받은 BC카드가 바로 사업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고려증권·장기신용은행·삼성증권 등을 거쳐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에프앤자산평가 대표를 역임했다. 에프앤자산평가 대표이사로 재직하다 BC카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BC카드 임추위는 “
최원석 사장은 금융 경험과 지식, 리더십, 경영혁신 마인드를 비롯해 BC카드 발전 비전과 공익성 및 건전 경영을 이끌 최고경영자로서 충분한 자격요건을 갖춰 다음 후보자로 단독 추천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