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수익원인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가 증시의 변동성에 좌우되기 쉬운 점을 감안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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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이르면 11월 말부터 서울 본점에서 법인(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신탁업을 수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신탁업은 증권사에서 고객자산을 위탁받아 관리하면서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뜻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합신탁업 인가를 받아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금전, 유가증권, 채권 등 다양한 신탁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며 “더욱 차별화된 투자솔루션을 법인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올해 핵심사업의 하나로 신탁업을 제시하고 적극 추진해 왔다. 7월에 신탁팀 조직을 만들고 관련된 전산시스템을 정비할 것도 지시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 위주의 온라인 주식위탁매매에 쏠려 있는 키움증권의 사업포트폴리오에서 기업을 상대로 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법인이나 기관 등의 거래를 주선하는 홀세일(기업금융)사업은 신탁업과 고객층이 겹쳐 연관성이 상당하다”며 “기업공개(IPO) 주관 등의 투자금융(IB)사업도 기업과 관련된 경우가 많아 신탁업에 진출한 영향을 포괄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영업수익의 절반 이상을 개인투자자의 주식을 온라인에서 위탁매매한 뒤 받는 수수료에서 올리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은 평균적으로 전체 영업수익의 30%가량을 주식위탁매매 수수료에서 내고 있다.
그런데 국내증시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거래대금에 기반한 주식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의 불안정성도 심화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3분기에 주식위탁매매 수수료수익 443억 원을 거뒀는데 2분기보다 3.6% 줄어들었다. 국내증시가 3분기 기준으로 하루 평균 주식거래대금 8조1천억 원에 머물러 2분기보다 6.1%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위탁매매의 경우 박스권에 갇힌 증시 자체가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수수료율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며 “권 사장이 균형잡힌 사업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고 여러차례 밝혔던 만큼 신탁업 진출 등을 통해 기업을 상대로 한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최근 우리은행 지분 4%를 사들여 과점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하기로 했는데 우리은행은 900여 곳의 영업점을 기반으로 탄탄한 기업영업망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지주사들은 은행과 증권의 협업을 통한 기업투자금융(CIB)을 강화하고 있다”며 “권 사장이 우리은행의 영업망을 펀드상품 판매 등 키움증권의 소매금융사업에 활용하기로 했지만 은행지주사들의 경영방침을 장기적으로 벤치마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