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가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과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에 영향을 받아 내년 초까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21일 “트럼프 당선자가 기존의 정책 공약들을 바꿀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달러화 강세의 장기화 가능성은 단정할 수 없다”며 “다만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반이민, 반세계화 정책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만큼 적어도 2017년 1분기까지는 달러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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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뒤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1일에 전거래일보다 3.4원 오른 1186.6원에 거래를 마쳤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지수(index)도 18일 101.48까지 올라 2003년 3월 이후 최고치를 새로 썼다.
홍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 강세의 주요 원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반이민, 반세계화 정책을 통해 미국의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이라며 “최근 미국 물가연동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미국에서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고 비관세 장벽을 강화할 경우 미국의 공장가동률이 높아지고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올라갈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기대감이 반영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2.35%까지 올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원들이 연이어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점도 달러화가 앞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로 꼽혔다.
비둘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16일에 “2017년은 확신할 수 없지만 올해 12월 금리인상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도 18일에 “미국 금리인상을 위한 근거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에서는 미 연준 위원들의 발언 이후 12월 금리인상 확률을 90.6%에서 95.4%로 올렸다.
홍 연구원은 “미국 금리가 12월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계속해서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도 유지될 것”이라며 “월말에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나타나면 상승폭은 줄어들 수 있지만 달러화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네고물량이란 수출대금을 달러로 받은 기업이 달러를 팔아 원화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
반면 달러화 강세가 앞으로 진정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채권금리상승에 따른 달러매수 수요가 정점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채금리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을 미리 강하게 반영해 오른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달러강세는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