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미래전략실 2인자인 장충기 사장이 최순실 게이트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 지원을 미래전략실이 주도했다는 의혹에 따라 삼성그룹 차원의 개입 가능성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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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충기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이 18일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18일 장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장 사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경 검은색 양복과 외투를 걸쳐입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타났다. 기자들이 몰려들자 사람이 없는 입구 쪽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문이 잠겨있어 들어가지 못했다.
기자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최씨 지원을 승인했는지, 또 최씨와 직접 만난 적이 있는지 등을 질문했지만 장 사장은 무응답으로 일관하며 조사실로 곧바로 향했다.
검찰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압수수색하고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과 이재용 부회장,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그룹은 미르와 K스포츠에 가장 많은 지원금을 출연했는데 삼성전자의 경우 최씨의 독일 스포츠재단과 정씨의 승마훈련에 별도로 수십억 원을 직접 지원했다.
검찰은 장 사장을 상대로 최씨를 지원하기로 한 의사결정을 누가 주도했는지 밝혀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씨에게 거액을 송금했지만 이런 의사결정이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삼성그룹의 회계와 수납을 책임지고 있어 최씨 지원을 직접 승인하고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사장은 1978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삼성그룹 비서실과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과 미래전략실 등 핵심조직을 모두 거친 인물로 전략기획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 부회장에 이어 미래전략실의 2인자로 꼽히며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체제에서 모두 높은 신임을 얻고 있다.
장 사장은 2008년 삼성특검 당시에도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과 로비의혹에 ‘떡값 심부름 역할’로 지목돼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