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삼성SDI가 올해 안에 중국에서 전기차배터리 인증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늦어도 11월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정부의 전기차배터리 5차 인증이 아직까지 깜깜무소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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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
5차 인증은 당초 8월로 예상됐으나 별다른 이유없이 계속 미뤄지면서 배터리 인증을 기다리던 LG화학과 삼성SDI의 속을 태우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배터리 인증을 받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치고 공고만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고가 나지 않고 있다”며 “언제 공고가 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올해 안에 배터리 인증을 받는 건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고와 마감, 심사 등의 절차를 거치려면 1~2개월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을 제정하고 2018년부터 이를 통과한 기업의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차 인증을 통과한 기업들이 발표됐고 올해 6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명단이 공개됐다. 현재까지 모두 57개 기업이 배터리 인증을 통과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나란히 4차 인증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LG화학과 삼성SDI가 4차 인증에서 탈락한 이유는 ‘중국 내 생산이력 1년 이상’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LG화학과 삼성SDI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5차 인증을 통과할 것으로 자신하고 몇달 전부터 인증을 준비해왔다. 문제가 됐던 생산이력 역시 지난해 9월~10월부터 각각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을 가동해 이미 1년을 넘어섰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10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안에 중국정부의 배터리 인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품질에 자신있기 때문에 이번 인증은 통과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5차 인증을 자꾸 늦추면서 자칫 중국 내 전기차배터리사업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정부가 중국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기업을 견제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가 나란히 탈락한 4차 인증 때 이를 통과한 31개 기업의 대부분이 중국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이 최근 2천억 원을 투자해 충남 서산에 두번째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기로 한 점도 중국정부의 이런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당초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직접 올해 안에 중국에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겠다고 직접 밝혔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도널드 존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점도 국내기업의 전기차배터리사업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보조금과 세제감면 등의 혜택을 줄이고 석유와 석탄 등 전통적인 에너지산업을 더욱 육성하겠다고 밝혀왔다. 특히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내비쳤다.
트럼프의 주장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에서 전기차 보급 속도가 주춤해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미국 홀랜드에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