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4-10-18 15: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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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CC와 LX하우시스가 급감하고 있는 주택 착공의 여파를 이겨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CC는 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건자재부문 부진에도 실리콘 및 도료부문이 이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KCC와 LX하우시스가 주택 착공 물량 감소에 따른 어두운 업황을 각각 사업다각화와 고부가제품으로 돌파한다.
LX하우시스는 건자재부문 PF단열재 이외에도 자동차소재부문의 고부가제품 확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건설업계와 건자재업계에 따르면 주택 착공 규모를 놓고 온기와 냉기가 교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기간 계속되는 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건설업계는 여전히 큰 반전은 이루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주요 실적기반인 주택부문에서 착공 물량이 반등의 조짐을 보이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착공 이후 공사가 진행되면서 대금이 들어오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향후 실적 개선에 관한 기대를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국내 주택 착공 규모는 2021년 58만4천 세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38만3404세대, 지난해 20만9351세대로 급감했다. 2022년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부터 시작된 원가 상승 영향에 2년 만에 3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다만 올해 들어 주택 착공 물량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8월 주택 착공 규모는 17만3024세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6% 확대됐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건설업황의 변화는 느리지만 미분양 물량 축소 및 도급증액 협상에 따른 신규 착공 증가 가능성은 분명 긍정적 신호”라고 바라봤다.
그러나 주택 착공 규모와 실적반영에 시차가 존재하는 건자재업계에서는 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건자재기업들은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 준공에 가까워질 때 수주를 따내 실적으로 인식한다.
한국신용평가가 집계한 KCC 건자재부문, LX하우시스 건자재부문 포함 국내 주요 마감건자재기업 5곳의 합산실적에 따르면 2021년 5조5천억 원 안팎에서 2022년과 지난해 각각 6조 원 안팎을 기록했다. 2021년 5.0%였던 영업이익률은 2023년 4.5%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도 3조 원가량의 매출, 영업이익률은 5.9%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2022년부터 감소한 주택 착공 규모가 곧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건자재업계 한 관계자는 “건자재 기업 대상 판매(B2B)에서 대표적 선행지표인 착공 물량이 최근 1~2년 사이 크게 감소한 것이 하반기부터 전반적으로 건자재 업황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건자재업계에서는 각자 나름의 생존전략을 무기로 업황 변화 속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서 독보적으로 사업다각화에 강점을 지닌 KCC는 실리콘부문과 도료부문이 건자재부문 실적 감소를 메워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매출 기준 KCC 사업별 비중을 보면 실리콘부문이 45.3%, 도료부문이 27.9%, 건자재부문이 16.6%를 차지하고 있다. 오히려 건자재부문보다 다른 사업부문의 매출 규모가 더 큰데 건자재업계에서 확고한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KCC가 석고보드, 그라스울, 무기단열재 등 주요 건축자재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CC 사업보고서의 자체 시장 조사에 따르면 석고보드, 그라스울 등을 포함한 건축자재 시장에서 KCC는 58%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
건자재부문과 도료부문은 중국 저가 실리콘 공급과잉 등으로 실리콘부문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때 전체 KCC 실적을 견인했다.
향후 건설경기에 영향을 받는 건자재부문과 건축용 도료 실적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반대로 업황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실리콘부문과 선박용 도료에 힘입어 실적 방어를 기대해 볼만한 셈이다.
2022년 2615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KCC 실리콘 부문은 지난해 영업손실 833억 원으로 크게 부진했다. 다만 전체 영업이익은 2022년 4677억 원에서 3125억 원으로 1552억 원이 줄었는데 같은 기간 영업이익 규모를 크게 늘린 건자재부분(1198억→1933억 원)과 도료부문(604억→1759억 원)의 호조 덕이다.
KCC 실리콘부문은 주요 원재료인 메탈실리콘 가격 하락과 함께 공급과잉 기조에서 벗어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210억 원을 내 반등에 성공했다. 선박용 도료도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업의 수혜를 지속해서 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KCC는 올해 건자재부문에서 지난해보다 2.6% 감소한 영업이익 188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도료부문은 지난해보다 26.1% 증가한 영업이익 2220억 원을, 실리콘부문은 흑자로 돌아선 영업이익 42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양다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전망되는 건자재부문 및 도료부문의 건축용 도료 매출 감소를 견조한 선박용 도료 매출 및 실리콘부문 업황 회복이 보완할 수 있을 것”며 “KCC는 비우호적 업황 아래서도 건자재업계 가장 우수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LX하우시스는 고부가 제품이 업황 부진을 헤쳐나갈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LX하우시스 건자재부문에서는 PF단열재가 대표적 고부가 제품으로 꼽힌다.
PF단열재는 화재에 안전하고 단열효과가 뛰어난 제품으로 건물 화재 관련 안전법규가 강화함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LX하우시스가 2013년 국내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PF단열재 마진율이 7~10%로 창호, 표면소재 등 다른 건축자재의 마진율(4~5%)보다 최대 2배가량 높다.
LX하우시스는 건자재부문 전체 매출에서 PF단열재가 차지하는 비중을 2021년 7%에서 최근 10% 이상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LX하우시스는 2013년 공장을 구축해 PF단열재를 양산하기 시작했고 이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공장을 4곳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LX하우시스는 연간 PF단열재 생산능력을 300만㎡에서 3천만㎡까지 늘려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LX하우시스는 2분기 건자재부문 영업이익(210억 원)이 1년 전보다 42.4% 감소하며 상대적으로 주택 경기 침체의 영향을 먼저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올해 들어서는 고부가 자동차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 LX하우시스의 자동차 경량화부품. < LX하우시스 >
최근 자동차소재 분야는 인테리어 소재의 고급화와 친환경차 판매 증가에 따라 기능성 원단 및 경량화소재·부품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LX하우시는 이런 시장 흐름에 발맞춰 차별화한 인테리어 소재 및 경량화소재·부품 중심으로 구조를 전환하는 데 힘쓰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자동차 원단으로는 촉감·쿠션감을 높이고 내오염성과 내마모성을 강화한 소피노(SOFINO)를 생산한다. 자동차 경량화소재는 열가소성 연속섬유 시트인 라이트맥스(LiteMax), 경량화부품으로는 강철보다 25~56% 가벼운 범퍼빔·시트백·무릎보호대 등을 판매한다.
LX하우시스는 2분기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부문에서 1년 전보다 29.9% 증가한 160억 원을 거두며 고부가 제품 전략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은 자동사소재·산업용필름부문이 5.5%로 건자재부문(3.3%)을 웃돌았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올해 건자재부문에서 매출 2조5110억 원, 영업이익 69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13.2% 줄어드는 것이다.
반면 올해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부문은 매출 9970억 원, 영업이익 500억 원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55.3% 늘어나는 것이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X하우시스는 2분기 건자재 부문 이익 감소를 고부가 제품 판매 증가에 따른 자동차소재·부품의 수익성 개선으로 방어했다”며 “자동차소재·부품의 양호한 실적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