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웅제약 오너일가가 헬스케어 사업 확대에 따른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이 지분을 들고 있는 개인회사들은 헬스케어 사업 확대에 따라 대웅그룹 계열사들과 내부거래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
▲ 대웅제약이 헬스케어 사업에 힘을 주면서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사진) 개인회사들과 거래를 늘리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윤 전 회장의 장남인 윤석민씨도 아버지와 함께 개인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늘어난다면 윤석민씨의 지분 승계에 필요한 자금 마련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윤재승 전 회장의 개인회사인 IT기업 엠서클은 올해 대웅제약 등 계열사와 거래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이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면서 윤 전 회장의 개인회사들의 참여도 늘어날 여지가 크다는 점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경영방침 가운데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한 미래시장 선도’를 내세운 바 있다. 대웅제약은 헬스케어 사업 가운데서도 연속혈당측정기와 웨어러블 심전도기,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 등을 꼽았다.
엠서클은 실제로 16일 헬스케어 플랫폼 웰다를 출시했다. 웰다는 혈당 관리를 바탕으로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사용자의 혈당 수치, 식사, 운동량 등을 인공지능으로 기록하고 이에 기초해 개인 특성에 맞춘 1대1 건강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웰다가 웨어러블 기기 연동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에 비춰보면 앞으로 대웅제약의 헬스케어 사업에서 엠서클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실제 웰다 스토어에서는 플랫폼 사용에 필요한 연속혈당측정기와 함께 대웅제약이 출시한 영양제도 판매하면서 내부거래가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대웅그룹에는 IT와 시스템통합(SI)을 담당하고 있는 아이디에스앤트러스트 뿐 아니라 인공지능 기반 진단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웅제약 자회사 다나아데이터 등 IT 계열사들이 여럿 존재한다.
하지만 엠서클이 대웅제약의 헬스케어 사업 확대에 따른 수혜를 보고 있는 것은 윤 전 회장의 장남이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윤 전 회장의 장남인 윤석민씨는 현재 웰다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윤석민 웰다 팀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1등 체지방 조절 및 건강관리 헬스케어 서비스로 자리잡아 식습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국민건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윤 팀장이 사실상 대웅그룹의 경영 수업을 엠서클에서 받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엠서클 육성은 윤 팀장 개인적으로도 재산을 늘릴 기회이기도 하다.
엠서클 법인등기부등본을 보면 이 회사는 설립과 경영, 기술혁신 등에 기여했거나 기여할 능력을 갖춘 임직원에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다. 윤 팀장이 웰다 등의 성과로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공로를 인정받는다면 엠서클의 발행주식 총수 100분의 10을 초과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주식매수선택권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대웅그룹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들이 계열사와 거래를 늘릴수록 윤 전 부회장 부자가 얻게 될 이익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엠서클은 대웅그룹 관계사로 분류된다.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인성TSS가 엠서클 지분 65.33%, 디엔홀딩스가 26.37%, 블루넷이 1.32%를 보유하고 있다.
인성TSS와 디엔홀딩스, 블루넷 3곳 모두 윤 전 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들이다. 인성TSS의 경우 2017년 말 자료가 최신인데 당시 기준으로 윤석민씨가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블루넷도 2017년 기준으로 윤 전 회장이 53.08%, 윤 전 회장의 부인인 홍지숙씨가 10.35%, 윤석민씨가 6.56%를 보유하고 있다.
엠서클은 이미 대웅그룹 계열사에서 내는 매출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 서울 강남구 삼성동 에스빌딩 내부 엘레베이터에 붙어있는 웰다 플랫폼 광고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엠서클은 2023년 전체 매출 481억 원 가운데 대웅제약을 포함한 대웅그룹 계열사로 분류되는 기타특수관계자와 거래를 통해 225억 원가량의 매출을 거뒀다. 해당 기간에 내부 거래로 올린 매출이 46.8%에 이른다.
직전 해인 2022년 전체 매출에서 대웅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거둔 매출 비중이 42.8%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내부거래 비중이 4%포인트 확대했다.
물론 2023년 엠서클 전체 매출이 줄어들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하지만 엠서클 전체 매출이 2022년과 비교해 25.4% 줄었는데 같은 기간 대웅제약을 상대로 거둔 매출은 17.2% 감소해 상대적으로 대웅그룹 계열사들과 거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윤 팀장은 2022년 12월 윤 전 회장의 주요 개인회사인 인성TSS와 블루넷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12월27일 블루넷과 인성TSS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한지 6년 만이다.
인성TSS와 블루넷 등을 통해 대웅그룹 계열사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떠로은다.
인성TSS와 블루넷은 바이오 융합 의료기기 회사인 시지바이오를 지배하고 있다. 추후 대웅그룹 계열사와 헬스케어 사업으로 협력할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렇게되면 비상장사인 인성TSS나 블루넷 등 윤 팀장이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들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데 추후 기업공개나 대웅그룹 계열사 등과 합병을 통해 지주사 대웅 지분을 확보할 자금줄로도 활용될 여지가 커진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