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11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현재의 금리 연 1.25%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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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점검회의 회의장에 들어오고 있다. <뉴시스> |
그러나 미국 연준이 트럼프 후보의 대선 승리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을 감안해 12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은행도 내년 상반기 안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여지가 생겼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선 당일인 9일에 금융기관의 초단기금리인 OIS를 기준으로 삼아 미국에서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계산한 결과 5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인도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의 저금리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스스로를 ‘저금리 인간’으로 불러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경제도 현재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와 ‘최순실 게이트’ 등의 영향으로 생산, 소비, 수출, 투자, 고용 등 여러 분야를 통틀어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분기보다 0%대로 성장하는 데 그치거나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통화정책 전문가인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석좌교수는 1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포럼에서 “한국의 거시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으려면 한국은행이 적극적이고 신속한 금리인하를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2017년에도 가계부채의 증가세를 염려해 기준금리를 쉽게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가계부채는 상반기에만 54조 원 늘어나 연말에 13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저금리 유지정책을 펼치고 한국도 그 영향을 받을 경우 가계부채 증가폭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점검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기준금리의 방향성을 질문받자 “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를 앞두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 총재는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승리 이후 미국과 유럽 증시가 상승한 점을 예로 들며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가 경기에 영향을 주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성장친화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