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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한국 수출과 금융 격랑 속으로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11-09 16: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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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당선, 한국 수출과 금융 격랑 속으로  
▲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8일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존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국 수출과 금융이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트럼프 당선자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있어 한국의 수출에 거대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도 장기간 불안정한 상태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 수출에 빨간불

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으로 제시했던 한국-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전면개정을 추진할 경우 자동차와 기계 등의 수출산업이 상당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선거기간에 “한국-미국 자유무역협정은 미국 내의 ‘일자리 킬러’와 마찬가지”라며 원점에서 재협상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혀왔다.

한국-미국 자유무역협정은 한 국가에서 협정을 끝내겠다고 것을 서면으로 통보할 경우 상대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6개월 안에 적용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될 경우 한국은 2017~2022년 동안 수출손실 269억 달러를 보고 일자리도 24만 개 사라질 것으로 추정했다.

산업별 수출손실 규모를 살펴보면 자동차 133억 달러, 기계 47억 달러, 정보통신기술(ICT) 30억 달러, 석유화학 18억 달러, 철강 12억 달러 등으로 주요 수출산업이 모두 포함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중국에 45% 관세부과 등 강력한 무역제재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원자재·중간재 등을 수입해 가공상품을 만든 뒤 미국 등에 수출하는 경제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무역제재를 받으면 한국에도 제재효과가 사실상 적용되는 셈이다.

한국은 2015년에 중국으로 1700억 달러 규모의 원자재와 중간재 등을 수출했는데 중국으로 수출한 전체 금액의 75%에 이른다. 전체 수출의 중국 의존도도 25%를 웃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에 들어갈 경우 전 세계의 교역규모 증가폭이 장기적으로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어 가뜩이나 부진한 한국의 수출물량을 더욱 축소시킬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으로 2017년 교역증가율이 1.8~3.1%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의 예상치인 3.6%에서 최대 2%포인트 가까이 줄어드는 것이다.

◆ 금융시장 대혼란

원-달러 환율은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14.5원 뛰어오른 달러당 1149.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리스크’로 원화약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현실화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트럼프 당선자의 향후 정책방향에 따라 올해 안에 이전의 고점인 1180원 대를 넘어서 12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 당선, 한국 수출과 금융 격랑 속으로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원화가치가 떨어질수록 한국에 투자된 외국계 자금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엔화 등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증시의 하락세 등으로 이어져 국내 기업과 투자자가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내 은행이나 보험사 등이 외화자금을 조달할 때 부담도 커진다.

원화약세가 지속되면 미국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위험성도 커진다. 미국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국가에 환율조정을 요구해 1년 안에 수정되지 않으면 무역보복을 시작한다.

트럼프 당선자는 후보 시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자리에서 한국도 비판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의 거취가 불확실해진 점도 외환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옐런 의장을 다시 지명하지 않겠다고 여러차례 밝혔다.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은 단기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채권금리도 통화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불안이 통화정책의 불안정성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의 영향으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전 세계적인 수출부진으로 원화약세가 수출기업에 더 이상 유리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재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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