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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세계 전력난 부른다, 가뭄에 수력발전 의존국 ‘워터리스크’ 커져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10-08 14: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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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세계 전력난 부른다, 가뭄에 수력발전 의존국 ‘워터리스크’ 커져
▲ 7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유엔(UN) 유럽 본부에서 '세계 수자원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기온상승에 지난해 세계 물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주요 강줄기들이 기록적으로 낮은 수위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기온이 더 높아지면서 지난해보다 심각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수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일부 국가에서는 발전에 필요한 유량이 부족해지면서 전력 공급이 급감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각) 세계기상기구(WMO)가 발간한 ‘세계 수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주요 강 가운데 유량이 비정상적이었던 비중이 절반을 넘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유량이 부족하거나 매우 부족한 상태가 기록된 강이 45%, 유량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강은 17%였다. 정상 유량을 기록한 것은 전체 강 가운데 31%에 불과했다.

세계기상기구는 전반적인 유량을 분석한 결과 세계 강들의 물 보유량이 3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미시시피강과 남미 아마존강은 지난해 역사상 최저 수위를 기록했고 인도 겐지스강과 베트남 메콩강 등 아시아권 주요 강들도 정상보다 낮은 수위를 보였다.

이에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에서 물은 탄광 속 카나리아와도 같은 존재”라며 “우리는 생태계에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극심한 강우, 홍수, 가뭄 등 형태로 지구가 보내는 경고 신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기온상승으로 지구의 순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물 환경이 매우 불규칙해졌고 예측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며 “물이 너무 많거나 적은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기상기구는 지난해 물 부족이 심각해졌던 주요 원인으로 이례적으로 높아졌던 기온을 지목했다.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평균 기온은 14.98도로 과거 최고 기록보다 약 0.17도 높았다. 앞서 지난달 C3S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평균 기온이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기록 경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석을 종합해보면 올해 전 지구적 물 불균형 현상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실제로 5일(현지시각) AP통신은 아마존 수운 당국 자료를 인용해 아마존강 지류 네그로강 수위가 12.66미터를 기록해 1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평년 수위가 21미터인 점을 고려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네그로강뿐만 아니라 마데이라강, 싱구강, 우카얄리강 등 다른 지류들도 수위가 심각하게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브라질은 전력 공급의 60%를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국가로 아마존강과 지류에 설치한 댐으로부터 전기를 얻는다. 이들 강 수위가 낮아지면 전력 발전이 어려워져 전력난이 발생하게 된다.
 
기후변화가 세계 전력난 부른다, 가뭄에 수력발전 의존국 ‘워터리스크’ 커져
▲ 4일(현지시각) 브라질 아마존강 지류 네그로강에 접한 항구 마나우스시. 가뭄에 물이 말라 강바닥이 드러나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8월 프랑스 언론 에너지뉴스에 따르면 브라질 전력감독위원회는 인접국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서 전력 수입을 개시했다.

전력감독위원회는 극단적으로 낮아진 아마존강 수위 때문에 전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국립수자원국(ANA)은 이에 전력 부족 사태가 건기가 해소되는 11월 말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전력 부족 사태는 아마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유로뉴스는 최근 유럽 보스니아에서도 기록적 가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보스니아는 국가 전력의 40%를 수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다.

문제는 핵심 수력발전소 7곳에 물을 공급하는 빌레카호와 자블라니카호 등에 공급되는 물이 적어져 수위가 낮아진 탓에 전력을 공급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빌레카호 수위는 전력 발전에 필요한 수위보다 7미터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로뉴스는 보스니아 기업과 주민들 모두 전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키르 크라지노비치 보스니아 수문기상학연구소 연구원은 유로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발전된 국가들이 찾은 해결책을 수용해 새로운 조건에 적응하기 위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이상 현상은 앞으로 더 빈번하고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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