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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분유사업에 뛰어들었다.
차 부회장은 그동안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최근 엘리자베스 아덴 화장품회사 인수를 포기한 데다 LG생활건강의 성장이 둔화돼 ‘차석용 효과’가 다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차 부회장은 분유사업으로 반전을 이룰까?
LG생활건강이 '베비언스 프렌치 프리미엄 퍼스트밀'이라는 이름의 분말분유를 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제품은 3대 대형마트 가운데 하나인 홈플러스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다. LG생활건강은 "온라인쇼핑몰에서 이미 판매를 시작했으며 9월부터 오프라인에서도 판매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의 사업부문은 크게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등 세 분야다. 차 부회장은 여기에 더해 평소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분유사업을 꼽아왔다.
국내 분유시장 규모는 연 매출 4천억 원 정도다. 남양유업이 50%, 매일유업이 30%, 일동후디스와 롯데푸드가 약 10%를 나눠 점유하고 있다. 사실상 독과점이 형성된 시장이다. 이런 시장에서 신규사업자가 성공을 거두기 쉽지 않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그동안 주부를 상대로 생활용품을 판매해 온 노하우를 살려 분유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차 부회장은 인수합병의 대가로 알려졌지만 이번 분유사업은 공동개발 방식을 선택했다. 국내기업들과 차별성을 얻기 위해 프랑스 유아식 전문기업 뉴트리바이오와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했다. 제품은 프랑스 현지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된다.
홈플러스 온라인몰에 있는 베비언스 프렌치 프리미엄 퍼스트밀 가루분유 800g의 가격은 3만4500원이다.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 가장 많이 팔린 남양유업의 ‘XO로얄클래식’ 800g이 2만4천 원인데 비해 1.4배 정도 비싸다. 매일유업의 베스트셀러 ‘앱솔루트 명작’ 800g이 2만1천 원인 것과 비교하면 1.6배 정도 비싸다.
LG생활건강은 프랑스의 선진기술과 프랑스목장 1등급 원유로 글로벌 영양성분 규격에 맞게 제품을 만들었다며 ‘프리미엄’을 강조한다.
분유업계 관계자는 "분유는 엄마들의 가격저항이 덜하고 한번 구입하면 충성도도 높은 편이어서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대기업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분유사업에 도전하기 전인 2012년 액상분유를 먼저 시장에 내놓으며 분유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해왔다. 이 액상분유는 판매량이 극히 미미했는데 제조를 효성의 화학부문이 맡아 당시 화제가 됐다.
LG생활건강은 분유를 시작으로 아기 화장품과 세제 등 유아용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베비언스 홈페이지에 아기 화장품과 아기옷 세정제 홍보가 이미 올라와 있다.
업계에서 차 부회장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을 보인다. LG생활건강이 분유 전문 브랜드가 아닌 상황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시장에서 안착할지 미지수라는 얘기다.
지난 6월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우유브랜드 ‘파스퇴르’와 손잡고 PB(자체브랜드) 분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제품들은 기존제품보다 약 40% 저렴한 가격에 공급된 덕분에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