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가 개발자회의에서 가상현실 헤드셋 신제품 및 증강현실 글라스 시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 퀘스트3 홍보영상 일부. |
[비즈니스포스트] 메타가 새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기기를 동시에 선보이며 관련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확실한 우위를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비전프로’와 같은 제품이 사실상 실패작에 그쳤고 삼성전자도 신제품 출시 시기가 분명하지 않다. 반면 메타는 이미 해당 분야에서 선두 기업으로 자리잡았고 인공지능(AI) 기술과 시너지를 낼 역량도 충분한 것으로 여겨진다.
투자전문지 벤징가는 24일 뱅크오브아메리카 보고서를 인용해 “메타 커넥트 행사는 증강현실과 인공지능 분야에서 메타의 발전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보도했다.
메타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25일부터 이틀간 연례 개발자회의 ‘메타 커넥트 2024’를 개최한다. 이 날 행사에서 새 가상현실 헤드셋 및 증강현실 글라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현실 헤드셋은 메타가 주력으로 하는 ‘퀘스트3’ 헤드셋의 보급형 버전 퀘스트3S로 예상되며 외부 제조사가 메타 플랫폼을 적용해 생산하는 제품도 공개가 유력하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자체 스마트폰뿐 아니라 삼성전자 등 외부 제조사에 제공하는 것처럼 메타도 가상현실 사업에서 유사한 사업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 메타의 첫 증강현실 글라스 시제품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안경과 같은 가볍고 단순한 디자인에 디스플레이와 스피커 등이 탑재된 제품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타는 현재 글로벌 IT업계에서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 및 하드웨어 경쟁력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보일 신제품은 가격 경쟁력과 편의성, 활용성 등을 모두 기존 제품보다 크게 개선해 본격적으로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기술의 대중화를 이끌 계기가 될 수 있다.
메타는 해당 분야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갖추고 있지만 아직 시장 규모 자체가 작아 그동안 투자한 금액과 비교하면 실제 성과는 매우 부족한 수준에 그친다.
따라서 이번 행사는 메타의 중장기 성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에 해당한다.
투자은행 로젠블라트는 “메타가 커넥트 행사에서 선보일 퀘스트 신제품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사업이 이전까지의 막대한 투자 손실을 만회할 지 보여줄 근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메타는 이번 행사를 경쟁사인 애플과 삼성전자의 증강현실 플랫폼 및 기기에 분명한 우위를 증명하는 기회로 활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 애플의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헤드셋 '비전프로'. |
애플은 올해 초 ‘공간 컴퓨터’로 정의한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헤드셋 비전프로를 출시하며 메타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던 시장에 강력한 잠재적 경쟁자로 등장했다.
그러나 비전프로는 부족한 소프트웨어 기반, 비싼 가격과 불편한 착용감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어 시장에서 이미 실패에 가까운 제품이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반면 메타 퀘스트3은 비전프로와 비교해 디스플레이 및 프로세서 성능 등이 부족하지만 실제 활용성 측면에서 대부분의 소비자들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인기를 끌고 있다.
메타가 이번 행사에서 선보일 퀘스트3S는 299달러(약 40만 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비전프로가 3499달러(약 467만 원)부터인 점과 비교하면 차이가 상당하다.
로젠블라트는 메타의 보급형 퀘스트3가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제품 형태로 공개될 메타 증강현실 글라스는 현재 삼성전자가 구글 및 퀄컴과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진 확장현실(XR) 글라스와 비슷한 형태 및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예상된다.
비전프로 또는 퀘스트와 달리 증강현실 글라스는 착용한 상태에서 외출이나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대중화에 더 유리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강조하며 기대를 걸고 있는데 양산과 출시 시기는 아직 불분명하고 어떤 형태나 특징을 갖춘 제품이 될 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메타가 커넥트 행사에서 증강현실 글라스 시제품을 먼저 선보이고 주요 특징을 발표한다면 자연스럽게 업계 선두 기업으로 입지를 다시금 증명할 수 있다.
특히 메타는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 개발에도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어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글라스 기능을 결합한 차별화 요소도 다수 선보일 공산이 크다.
이번 개발자회의에서 메타는 음성을 기반으로 하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관련 발표도 중점에 둘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메타가 인공지능 챗봇에 존 시나, 아콰피나 등 유명 배우 목소리를 활용하는 계획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