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무역에서 달러 사용을 중단하는 국가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무역과 금융에서 달러화의 기축통화로서 패권을 지키고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경합주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유세 현장에 입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요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야외 유세에서 달러 결제망에 등 돌리려는 국가를 향해 "100% 관세를 부과해 미국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무역에서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인도는 러시아 원유 구매에 루피화 결제를 늘리려는 시도를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은 위안화를 통한 무역 결제를 늘리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놓고 "그의 경제 참모들이 달러가 아니 다른 통화로 무역하려는 동맹국이나 적대국을 제재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며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달러결제망을 이탈하려는 국가를 제재할 수단에는 수출 통제뿐 아니라 환율조작 혐의, 관세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국제 무역과 금융에서 최근 수 년동안 미국 달러의 지배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 미국 달러는 2024년 1분기 기준 공식 외환보유액의 59%를 차지했고 유로가 약 20%로 그 뒤를 이었다.
국제결제은행(BIS) 조사를 보면 현재 세계 무역의 절반가량이 달러로 표시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달러가 지난 8년 동안 엄중한 포위공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로 남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보호무역을 강조해왔는데 이번 위스콘신 유세에서 "다른 나라들이 달러 사용을 중단하는데 드는 비용을 늘리겠다"며 관세 정책에서 새로운 방향을 내놓은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위스콘신 유세에서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내놓은 것은 자국중심주의 정책을 통해 경합주 유권자의 표심에 호소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위스콘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경합주로 꼽힌다.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의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위스콘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8%p 차이로 앞서고 있다. 이는 7개 주요 경합주 가운데 가장 큰 지지율 격차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현지시각 오는 10일 ABC방송 주최로 주요 경합주 가운데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 국립헌법센터에서 첫 생중계 TV토론을 가진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