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4-09-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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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 SU장이 쿠캣과 요기요 반등을 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이 신사업에서 반등 해법을 찾는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배달앱 요기요에 투자하거나 푸드커머스 기업 쿠캣을 인수하기도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 신사업 발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SU장은 요기요와 쿠캣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책임경영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신사업을 둘러싼 외부 환경을 감안해보면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된다.
8일 GS리테일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허 SU장이 GS리테일로 이동한 이후 실적이 부진한 신사업에서 탈출구를 찾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허 SU장은 올해 GS리테일 근무가 처음이다.
애초 GS에서 미래사업팀장을 맡다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올해부터 GS리테일에서 경영전략SU장을 맡게 됐다.
경영전략SU은 경영지원본부와 전략부문, 신사업부문 등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허 SU장이 GS리테일에 부임하자마자 경영의 핵심 조직을 총괄하게 됐다는 점에서 중책을 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허 SU장은 GS리테일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사업에 전진배치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는 4월 GS리테일이 투자한 배달앱 요기요의 운영사인 위대한상상 등기이사에 선임됐다. 6월에는 GS리테일이 인수한 쿠캣의 등기임원에도 올랐다.
▲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서비스 SU장(사진)은 올해 요기요와 쿠캣 등 GS리테일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는 회사의 등기임원으로 합류했다.
요기요와 쿠캣은 GS리테일이 좀처럼 반등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GS리테일이 요기요에 투자하고 쿠캣을 인수했지만 본업과 시너지를 거의 내지 못하는 사이 오히려 비용만 늘어난 탓에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했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허 SU장의 요기요 및 쿠캣 등기임원 선임이 관행에 따른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사회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허 SU장의 책임이 더 커졌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GS그룹 오너4세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허 SU장의 요기요 및 쿠캣 등기임원 선임은 신사업 책임경영을 통해 해법을 찾겠다는 GS그룹의 의지로도 읽을 수 있다.
허 SU장은 GS리테일의 본업인 편의점·슈퍼와 요기요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GS리테일은 지난 6월 요기요와 근거리 도보배달 협약을 체결하며 요기요의 배달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GS리테일의 유통망의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퀵커머스 서비스인 요마트와 요편의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진행하며 상호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요기요는 적자누적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4월 요기요의 멤버십 서비스 ‘요기패스X’ 구독료를 월 4900원에서 2900원으로 내렸으며 8월에는 배달 중개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9.7%까지 낮췄다. 네이버 및 토스와의 제휴를 통해 무료배달 혜택도 제공한다.
하지만 결과만 보면 허 SU장의 노력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쿠팡이츠가 무료배송을 통해 배달앱 시장에서 보폭을 적극 확대하면서 요기요의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기존 3위 업체였던 쿠팡이츠에 점유율을 대거 빼앗기며 3강구도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요기요가 최근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 역시 회사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요기요가 인위적 감원에 들어가는 것은 회사사가 세워진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전준희 위대한상상 대표는 희망퇴직 소식을 전하며 임직원들에게 "요기요는 지난해부터 약 600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며 "낮아지는 시장 점유율 등으로 회사 사정도 어려워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진을 겪고 있는 또 다른 신사업인 쿠캣도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지만 결과가 신통치는 않다.
GS리테일은 2022년 푸드커머스 기업인 쿠캣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편의점과 슈퍼 등의 오프라인 플랫폼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놨다.
하지만 편의점 및 슈퍼 사업과의 시너지 전략에 따른 각종 비용부담으로 실적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결국 GS리테일은 2023년 비용효율화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하고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쿠캣은 코엑스몰을 마지막으로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했다. 사진은 쿠캣 코엑스몰점. <쿠캣>
쿠켓은 지난해 매출 352억 원, 영업손실 69억 원을 냈다. 2022년에는 매출 373억 원, 영업손실 155억 원을 기록했다. 적자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으나 자회사 편입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쿠캣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쿠캣을 비롯한 신사업을 '공통 및 기타' 사업으로 분류해 실적을 발표하는데 상반기 기준으로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파악된다.
GS리테일은 쿠켓과 협업상품을 지속적으로 편의점과 슈퍼 등을 통해 선보이겠다는 계획은 세워놓고 있다.
쿠캣은 그동안 GS리테일과의 협업을 통해 막걸리, 만두, 피자, 냉동 디저트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왔다. 쿠캣의 제품개발능력과 GS25 및 GS더프레시의 전국 유통망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GS리테일은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 철수 이후에도 전국 GS25 편의점 1만7천여 점포를 통해 쿠캣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쿠캣과 GS25의 동반 매출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쿠캣과 지속적으로 제품개발 및 판매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더욱 차별화되고 품질 높은 제품을 선보이며 쿠캣과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부사장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아들이다.
2012년 GS에너지 LNG사업팀 부장으로 입사해 GS에너지 전력·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 상무, GS에너지 경영지원본부장 전무, GS미래사업팀장 전무, GS 미래사업팀장 부사장을 거쳐 2024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GS리테일 경영전략서비스 SU장에 임명됐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