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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전기차 미국서 돌풍 이유는 '가성비', EV9·아이오닉9·EV3로 테슬라 추격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4-09-05 16: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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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전기차 미국서 돌풍 이유는 '가성비', EV9·아이오닉9·EV3로 테슬라 추격
▲ EV9이 높은 '가성비'를 무기로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내년 초 아이오닉9과 EV3 등 가성비 높은 전기차 신차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을 갖고 있어, 이를 계기로 테슬라 추격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기아 EV9. <기아> 
[비즈니스포스트]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이 높은 상품성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미국에서 판매 돌풍 일으키고 있다. 최근 현지 생산을 시작하면서 현지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요건을 갖춰 가격 경쟁력이 더 높아지며 판매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년 초부터 EV9과 동급인 현대차 아이오닉9과 보급형 전기차 기아 EV3를 미국에 출시하는데, 모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들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로 테슬라에 이은 2위를 달리고 있는데, 가성비 높은 전기 신차 3종을 앞세워 테슬라 추격의 불씨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아 미국판매법인(KA)과 미국 자동차 평가업체 켈리블루북(KBB) 통계를 종합하면 기아의 현지 전기차 판매실적을 이끌고 있는 EV9의 판매 기세가 최근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8월 EV9은 미국에서 2388대가 팔리며, 작년 말 현지 출시 이후 최다 월간 판매 신기록을 썼다. 

지난해 12월 판매 첫 달 1113대를 기록한 EV9 월간 판매량은 올해 들어 4월까지 월간 약 1300~1500대 수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5월 2187대로 처음 월간 판매 2천 대를 넘은 뒤 6월(1905대)과 7월(1815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달 2천 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EV9의 판매 호조는 올해 상반기 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을 전년 동기 대비 103.7% 증가시켰다.

미국에서 E-SUV(준대형SUV) 세그먼트는 연간 130만 대가 판매될 만큼 인기가 많은 차급이다.

E-SUV 가운데 EV9과 같은 3열 대형 전기 SUV는 아직 미국에서 선택지가 많지 않은데, 그 중에서 압도적 가성비 갖춘 게 EV9 현지 인기 비결로 분석된다.

EV9은 올해 1월 '2024 북미 올해의 차'로, 3월엔 '세계 올해의 차'를 수상하며 세계 3대 자동차 상 중 2개 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시작 가격이 5만4900달러(약 7300만 원)로 미국에서 판매하는 3열 전기 SUV 가운데 가장 낮다.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의 미국 시작 가격은 10만4400달러(약 1억3900만 원)다. 또 다른 3열 대형 전기 SUV인 테슬라 모델X와 볼보 EX90, 리비안 R1S의 시작 가격은 각각 7만9990달러, 7만9995달러, 7만5900달러다.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보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7만3900달러 가격표가 붙은 EV9 최상위 모델 GT-라인 4륜구동(4WD)보다도 더 높은 가격대다. 

최근엔 기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생산한 첫 EV9이 출고되면서, EV9은 곧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레트릭은 "EV9은 세액 공제로 가격이 4만9천 달러 미만으로 낮아질 수 있다"며 "5만 달러 미만의 3열 전기 SUV는 엄청난 가격"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초부터 EV9과 같은 3열 대형 전기 SUV인 현대차 아이오닉9과 기아의 보급형 전기차 EV3를 미국에 잇따라 투입하며 테슬라 추격을 본격화한다.

아이오닉9은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LA오토쇼에서 최초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미국 판매 법인은 최근 홈페이지에 아이오닉 3열 SUV(아이오닉9)이 올해 말 첫 선을 보인다고 공지했다. 이르면 내년 초 미국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오닉9은 연내 충남 아산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간 뒤, 다음달 완공되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HMGMA)에서도 생산을 시작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연구개발(R&D) 조직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아이오닉9은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 EV9과 동일한 배터리와 모터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EV9은 미국에서 최고출력 201hp(마력), 최대토크 350Nm의 후륜구동(RWD) 모델과 최고출력 379hp, 최대토크 700Nm의 4륜구동(AWD) 모델로 나뉘어 5가지 트림으로 판매되고 있다. 기본 트림은 76.1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나머지는 모두 99.8kWh(킬로와트시)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다만 아이오닉9은 기아 EV9보다 1년 가량 늦게 출시되는 만큼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가능 거리를 늘리는 등 일부 성능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업계에선 아이오닉9 미국 판매가격이 5만4900~7만3900달러에 판매되는 EV9과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미국서 돌풍 이유는 '가성비', EV9·아이오닉9·EV3로 테슬라 추격
▲ 기아 EV3. <비즈니스포스트>
기아도 내년 소형 전기 SUV EV3를 미국에 투입한다.

EV3는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높은 가격과 충전의 불편함을 해소하겠다며 제작한 기아의 첫 전기차 대중화 모델이다. 앞서 출시된 EV5는 현재 중국에서 생산해 일부 국가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와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하고 동급의 니로EV보다 100km나 늘린 국내기준 501km(롱레인지 모델 기준)의 1회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그럼에도 국내 판매가격은 니로 EV보다 400만 원 이상 싸다.

니로 EV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7022대가 팔려 같은 기간 기아 미국 전기차 판매실적의 25.4%를 책임졌다. 판매간섭을 고려해도 EV3의 미국 판매시장 합류는 기아의 전기차 판매를 늘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판매가격은 3만~3만5천 달러로, 현지 판매되는 전기차 중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싼 전기차는 닛산 리프 S(2만9280달러)다.

일각에선 올해 말 기아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EV3 생산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IRA 세액 공제를 받게 되면 시작 가격은 2만5천 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올해 1~7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기록하며 테슬라(50.8%)에 이어 현지 전기차 판매 2위에 올랐다. 3위는 포드(7.4%), 4위는 제너럴모터스(GM, 6.3%)였다.

그룹은 미국에서 올해 7월까지 전년 대비 전기차 판매량을 50% 이상 크게 늘렸다.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22년 70%대, 지난해 60%, 올해 들어 7월까지 50% 초반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급기야 올 2분기엔 49.7%로 사상 처음 50%선이 무너졌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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