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NH농협은행장이 농기계 할부금융서비스를 앞세워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미얀마 정부로부터 현지법인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 설립을 인가받아 12월 초부터 현지영업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
|
|
▲ 이경섭 NH농협은행장. |
농협파이낸스미얀마는 농협은행의 첫 해외법인이다. 농협은행은 뉴욕에 지점 1곳과 인도 뉴델리, 중국 베이징, 베트남 하노이에 사무소 3곳만 운영하고 있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존 농협중앙회 체제에서 해외에 진출하려면 은행과 보험, 유통 등 다양한 사업부문이 혼재되어 있어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해외진출이 어려웠다”며 “신경분리체제가 안정되고 이 행장이 취임한 뒤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미얀마에서 소액대출사업과 함께 미얀마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농기계 할부금융 취급하기로 했다.
국내은행들이 미얀마에서 이미 소액대출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차별화된 사업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미얀마에서 소액대출 영업을 하고 있고 KB국민은행도 12월 초부터 미얀마에서 소액대출사업을 시작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미얀마에는 사실상 농기계 할부금융서비스가 전무한 상황으로 미얀마 정부도 이를 감안해 농협파이낸스미얀마 설립인가를 빠르게 내줬다”라며 “농협은행의 농업금융 모델을 가져가 선진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정부가 법적으로 할부금융사업에서 농기계 부문만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미얀마의 할부금융시장에서 농협은행의 영향력은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농협은행의 해외사업에 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 농협중앙회의 계열사들도 함께 진출해 시너지를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산물과 농자재 유통을 무역금융과 결합하고 현지 협동조합과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 등 차별화 사업모델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미얀마 법인설립도 농협금융지주와 협력해 이뤄졌다”며 “한번에 다 같이 진출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열사들과 협력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미얀마를 시작으로 농협은행의 사무소가 있는 인도와 베트남뿐 아니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농업부문의 비중이 큰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농업금융을 시작하려는 계획을 세워뒀다.
다만 농협은행의 첫 해외법인인 점을 감안하면 영업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작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는 있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미얀마에서 새마을운동을 시범운용하며 농지정리사업 등을 펼치는 등 긍정적 여건이 마련돼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