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차은택 감독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KT는 차 감독에게 이른바 광고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KT의 광고책임자가 차 감독과 친분이 있는 사이여서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KT가 최순실 게이트에 빠져들면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구도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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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은택 감독. |
2일 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차 감독에 대한 검찰수사를 앞둔 상황에서 KT가 차 감독에게 광고를 여럿 발주한 사실이 부각되고 있다.
검찰은 2일 차 감독이 운영하는 광고제작사 아프리카픽쳐스와 차 감독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 등 관련 회사를 압수수색했다. 또 시중은행을 통해 차 감독의 계좌도 살펴보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차 감독이 여기저기 전화해서 입을 맞추고 있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차 감독에 대한 수사의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차 감독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 KT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
KT는 미르와 K스포츠에 거액을 출연했는데 차 감독에게 광고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는 상황에 놓여있다.
KT는 올해 들어 2월부터 9월까지 지상파와 케이블방송을 통털어 모두 24건의 광고를 방영했는데 아프리카픽쳐스가 6개를 제작했고 플레이그라운드가 5편을 발주받았다.
차 감독이 운영하고 있거나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두 회사가 KT 광고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담당한 셈이다.
KT 관계자는 “업계 관행에 따라 KT는 광고대행사와 계약을 맺을 뿐 제작사 선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아프리카픽쳐스는 2003년부터 광고대행사를 통해 KT와 KTF의 광고를 제작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행을 맡은 플레이그라운드는 자격심사와 서류심사, 경쟁심사 등 KT 내부규정에 따라 절차를 밟아 대행사로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KT에서 광고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동수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이 차 감독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KT는 지난해 2월 당시 글로벌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던 이 본부장을 영입했다. 이 본부장은 1990년대 영상제작사인 영상인에서 차 감독과 같은 시기에 근무했다.
KT 관계자는 “이 본부장과 차 감독이 1990년대에 영상인에서 1년 정도 함께 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광고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에서 활동한 전문가인 이 본부장을 지난해 영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2002년 해외로 나가 KT에 들어오기 전까지 글로벌 광고회사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감독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 최순실씨를 등에 엎고 문화예술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2014년 대통령 직속기관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뽑혔고 같은해 열린 인천아시안게임의 개폐회식 영상감독을 맡았다. 지난해 4월에는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월 국정감사에서 “광고계에서 차 감독에게 줄을 서야 광고를 딸 수 있다는 말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