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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상생금융 압박에 4대은행 점포 감소세 둔화, 지속가능성은 물음표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4-09-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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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점포 수 감소 흐름이 크게 둔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점포 폐쇄 내실화 대책을 내놓고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감소세가 주춤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비대면 금융거래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가운데 이런 흐름이 지속해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 상생금융 압박에 4대은행 점포 감소세 둔화, 지속가능성은 물음표
▲ 금융당국 압박 속에 은행권의 점포 감소세가 주춤하고 있다.

1일 4대 은행 공시를 종합하면 6월 말 기준 국내 점포(지점+출장소)수는 2817곳으로 1년 전보다 1곳이 줄었다.

은행 점포 감소세가 눈에 띄게 둔화한 것이다. 4대 은행 점포수는 2023년만 해도 6월 말 기준으로 2022년보다 125곳이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용합리화를 위해 점포 감소세가 매섭던 2020년과 2021년에는 3달 만에 4대 은행 점포만 100곳 이상이 문을 닫기도 했다.

정부가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 저하를 이유로 은행 점포 폐쇄에 제동을 걸어 온 압박이 통한 것으로도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은행권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은행권의 사회공헌 활성화와 점포폐쇄 내실화를 묶어 논의하며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뒤 은행이 점포 문을 닫기 전에 이용고객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대체점포 없이는 점포 폐쇄가 불가능하도록 하는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당시 “금융업의 본질은 ‘신뢰’에 있다”며 “단기적 이윤 추구보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소비자 이익 증진에 최선을 다해야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제동을 건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도 보이지만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어나는 가운데 ‘무점포 영업’ 강점을 지닌 인터넷은행이 떠오르고 있어서다.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는 나란히 상반기에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인터넷은행 선전에는 온라인 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이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아파트)로 확대 적용돼 대출자산을 크게 늘린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자들이 영업점 방문 없이도 손쉽게 인터넷은행으로 옮겨간 셈이다.
 
금융당국 상생금융 압박에 4대은행 점포 감소세 둔화, 지속가능성은 물음표
▲ 분기별 4대 은행 점포수 추이.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기존 시중은행은 인터넷은행이 지니는 플랫폼 강점 뿐 아니라 무점포 영업에서 나오는 강한 금리 경쟁력도 주목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점포가 없어 비용부담이 적고 결국 금융소비자에게도 시중은행보다 매력적 금리를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점포가 없는 인터넷은행의 금리 경쟁력을 따라가기는 힘들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대환대출로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 3사는 이미 2021년부터 은행의 생산성을 가늠할 수 있는 1인당 이익(충당금 적립전 이익) 지표에서 시중은행을 앞서기 시작했다.

은행권에서 지난해 기준 해당 지표 1위에 오른 곳은 토스뱅크(7억2500만 원)였고 케이뱅크(6억 원)와 카카오뱅크(5억3백만 원)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까지 은행권 순이익 1위를 2년 연속 지킨 하나은행의 직원 1인당 이익은 4억1600만 원으로 인터넷은행 3사에 크게 못 미쳤다.

다만 은행권 점포수 감소를 막기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은 여전히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월 말 지점폐쇄 이후 진행되던 사후영향평가를 사전평가로 바꾸고 점포를 닫을 때 외부 전문가와 주민 의견을 듣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아직까지 직접 점포폐쇄를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은행장 간담회에서 상생의지를 강조하며 은행권에 따가운 시선을 보낸 만큼 이제까지의 정부 기조에 맞춰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은 점포폐쇄로 하락한 소비자 접근성을 회복하기 위해 스마트기기 등을 늘릴 계획을 세웠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적용된 스마트기기인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STM)는 금융위가 지난해 발표한 내실화 방안에 포함돼 있는 점포폐쇄 대체수단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점포 문은 아무래도 계속 닫을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ATM 숫자도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금융소비자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마트 ATM 등을 늘려가면서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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