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마크 빌룬에 위치한 레고 본부 앞에 세워져 있는 대형 레고 모형.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덴마크 기업 레고가 블록 제품에 사용하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을 모두 재생 플라스틱으로 바꾼다.
28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레고는 원자재 물량 확보를 통해 2032년까지 제품에 사용하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을 재생 플라스틱으로 대체해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초 레고는 장난감 블록에 사용하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을 2030년까지 다른 원료로 대체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600여 종이 넘는 대체 물질을 실험했는데 성공적 결과를 얻지 못해 계획이 취소됐었다.
레고는 블록의 원료가 되는 재생 수지를 생산하는 업체들에 기존 원자재 구입가보다 70% 높은 금액을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원자재 업체들의 생산 확대를 장려하기 위한 조치다.
닐스 크리스티안센 레고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이는 곧 레고 블록 생산 비용이 크게 오를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레고는 2026년에 필요한 재활용 수지 가운데 절반 이상을 지속가능한 재료로 인증된 소재로 확보할 방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레고는 필요한 재활용 수지 가운데 30%를 지속가능성 인증을 받은 재료로 수급하고 있다.
크리스티안센 CEO는 "레고의 가족 소유주들은 지속가능성 확보에 매우 적극적"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더 많은 비용을 내더라도 지속가능한 재료를 수급하고 고객에는 여전히 같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레고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업체들은 폐식용유나 폐기된 식용 지방 등을 활용해 재생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생 및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자체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규모가 크지는 않으나 레고의 이번 발표로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친환경 플라스틱 단체 플라스틱유럽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플라스틱 시장의 90%는 석유화학 기반 신재 플라스틱이 차지하고 있다.
크리스티안센 CEO는 "우리는 지금 1년 전보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행보를 확대하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지를 더 크게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