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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에 지원하기로 한 4조2천억 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자본확충의 규모를 최대한 늘리기로 했다.
이 회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결정했던 2조 원보다 더 많은 자본을 확충해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지난해에 수출입은행과 함께 대우조선해양에 신규자금 4조2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2조 원 규모의 자본확충계획(출자전환 1조 원, 유상증자 1조 원)도 같이 내놓았는데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자본확충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이 지난해 말에 대우조선해양의 유상증자에 4천억 원 규모로 참여한 점을 감안하면 현재 1조6천억 원을 자본확충에 쓸 수 있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에서 이보다 더 많은 돈을 자본확충에 투입할 경우 신규자금 대출 등의 규모를 줄여 4조2천억 원의 한도를 맞추기로 했다.
이 회장은 수출입은행의 자본확충 참여를 놓고는 “수출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의 자본확충에 관련해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규모와 시기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영구채 등을 통해 대우조선 자본확충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자본확충을 최대한 이르게 끝내 2017년 3월 안에 주식거래를 재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주식거래가 중지돼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본확충에 앞서 산업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주식의 무상감자를 추진하기로 했는데 감자비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자본확충은 회사의 자구계획 이행과 노사의 극한적인 고통분담이 전제돼야 한다”며 “인력감축 규모를 늘리고 시기도 앞당기며 자산매각을 2017년에 끝내려면 노사의 고통분담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앙골라의 국영회사 소난골에 드릴십을 인도하는 문제가 계속 미뤄지고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갈 가능성과 관련해 “지금은 그러한 부분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전문가를 투입해 소난골 문제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 회장은 내년 안에 대우조선해양을 정상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의 높은 임금체계와 인력구조를 개편하고 자산매각과 해양플랜트 인도 등을 마치면 2017년부터 과거와 완전히 단절된 조선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본확충과 자구노력으로 시장의 신뢰가 쌓이면 인수합병도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맥킨지 보고서’와 달리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한 대형 조선3사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데 대해 “맥킨지 보고서를 정책결정의 바이블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우조선해양을 지금 정리하면 더욱 많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국가경제에 심각한 부작용도 일어난다”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의 형평성 논란과 관련해 “한진해운은 6500억 원 규모의 외상채무를 본질적으로 해결하지 않아 채권단이 빚을 갚아주는 일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대우조선해양과 같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국가경제에 57조~60조 원 정도의 영향을 미친다”며 “경제의 한 부분으로 볼 때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섬세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