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론이 대만 디스플레이 공장 2곳을 인수해 HBM 반도체 증설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마이크론 HBM3E 제품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론이 대만에서 대형 공장 부지 2곳을 사들인다.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쓰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증설에 속도를 내려는 목적이다.
대만 경제일보는 26일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마이크론이 이노룩스 공장 인수전에서 TSMC에 밀린 뒤 AUO 공장 2곳을 인수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이노룩스와 AUO 등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는 가동을 중단한 공장 및 부지를 매각하는 구조조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크론은 당초 이노룩스가 매각하는 공장을 인수하려는 계획을 두고 있었지만 TSMC가 이를 사들여 반도체 패키징 설비로 전환하기로 확정하면서 쓴잔을 들었다.
경제일보는 마이크론이 TSMC에 기회를 빼앗긴 뒤 오히려 더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AUO 공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수 가격은 최대 200억 대만달러(약 8300억 원)로 추정된다.
당초 인수를 추진하던 이노룩스 공장은 171억 대만달러(약 7117억 원) 가량에 TSMC에 팔렸는데 마이크론은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입하게 되는 셈이다.
마이크론은 공장 및 부지를 인수해 HBM 생산 기지로 바꿔내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디스플레이 공장은 클린룸과 같은 설비가 갖춰져 있고 규모가 커 반도체 생산 설비로 전환하기 적합하다. 생산 공정 측면에서도 유사한 점이 많다.
따라서 마이크론이 HBM 증설에 속도를 내기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에 사용되는 HBM 수요 급증에 맞춰 공격적으로 생산을 늘리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공급 능력이 크게 뒤처지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 신형 ‘블랙웰’ 시리즈 제품에 사용되는 HBM3E 규격 반도체 개발과 양산에 마이크론이 우위를 보이며 공급 확대 기회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마이크론의 HBM은 이미 내년 생산 가능한 물량까지 모두 주요 고객사의 예약주문을 받았을 정도로 심각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마이크론이 디스플레이 공장 및 부지 인수에 거액을 들여 HBM 증설에 더욱 속도를 낼 이유가 충분한 상황이다.
경제일보는 “마이크론은 대만 남부 지역에서 생산 확장을 위한 공장과 부지를 적극 물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며 HBM 사업 확장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