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와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IT기업이 연초부터 삼성전자 HBM 구매 물량을 늘리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 HBM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화웨이와 바이두 등 중국 대형 IT기업이 미국 정부의 수출규제 강화에 대비해 삼성전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는 6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와 바이두, 중국 스타트업들이 올해 초부터 삼성전자 HBM 구매 물량을 늘려 왔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상반기 HBM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는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규제 강화를 극복하고 기술 발전에 속도를 내기 위해 삼성전자 반도체 물량을 쌓아두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HBM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의 제품에 주로 쓰이는 고사양 D램이다.
창신메모리(CXMT)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자체 기술로 HBM 개발 및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기술력이나 생산 수율 등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상위 기업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국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반도체를 수입할 수 없도록 하는 새 규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이 올해 HBM 수입 물량을 늘리고 있는 정황을 파악한 데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현재 중국 기업들의 수요는 대부분 이전 기술인 HBM2E 규격 제품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블랙웰’ 시리즈에 적용하는 HBM3E와 비교해 사양이 다소 낮은 제품이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현재까지 사들인 HBM 물량 또는 금액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지만 다양한 업종 기업들이 이를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텐센트와 반도체 설계기업 호킹, 위성 제조업체 등이 포함된다. 화웨이는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 '어센드' 시리즈에 삼성전자 HBM을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HBM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현재 주로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 공급하는 고사양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HBM 판매를 자제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에 따라 미국 정부의 HBM 대중국 수출 규제가 삼성전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