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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 |
오리온그룹이 회장실을 폐지했다. 오리온 그룹의 경영을 담철곤 회장 중심에서 ‘허인철 부회장 체제’로 옮겨가기 위한 개편으로 보인다. 담 회장은 최근 허인철 전 이마트 대표를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오리온그룹이 회장실 폐지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을 했다고 7일 밝혔다. 오리온그룹의 회장실은 그동안 오리온과 국내외 계열사 통합관리 업무를 수행해왔다. 전략 법무 감사 홍보 4개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20여 명 정도가 근무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회장실의 전략과 법무 부문은 오리온의 기획관리부문과 인사부문으로 각각 통합됐다. 감사와 홍보부문은 오리온의 감사실과 홍보실로 변경됐다. 아울러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오리온의 생산부문에 글로벌전략구매팀을 신설했다.
이런 개편을 놓고 지난달 신세계그룹에서 오리온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허인철 부회장 중심으로 그룹 경영을 끌어가기 위한 조처라는 관측이 나온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그룹의 총괄부회장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허 부회장은 담 회장으로부터 직접 러브콜을 받았다. 그는 오리온그룹에 영입된 뒤 특정보직을 맡지 않고 한 달 동안 회사 전반을 둘러봤다. 그 뒤 그동안 오리온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회장실을 없애는 결정을 주도했다고 전해진다.
담 회장은 오너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담 회장은 부인 이화경 부회장과 함께 지난해 11월 책임경영이라는 명분을 내놓으며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담 회장은 수년 동안 지속돼온 오너경영을 대신할 2인자로 허 부회장을 낙점했다.
허 부회장은 회장실 폐지를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조직을 간소화해 업무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고, 담 회장은 이를 수용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의 목적은 지원부서를 슬림화하고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는 데 있다”며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을 비롯한 각 계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부회장이 앞으로 오리온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앞으로 오리온그룹의 임원 인사도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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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
담 회장은 2012년부터 임원진 물갈이를 해왔다. 마케팅 총괄 부사장이나 ‘닥터유’ 제품 총괄 부사장을 이미 교체한 상태다.
허 부회장은 또 인수합병 등 공격적 경영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제과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토토 사업권을 잃고 국내외 제과사업도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전문 CEO의 활약이 오리온에게는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1분기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매출 6548억 원, 영업이익 945억 원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국내 제과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1분기에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올린 것은 오리온이 정체돼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리온의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업계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