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통합은행의 시너지를 비은행사업 확대로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통합효과로 전체 순이익이 늘어났지만 비은행사업의 이익기여도는 여전히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24일 “하나금융이 은행통합 이후 자본의 안정화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취약한 비은행사업을 확장하는 데 신경써야 할 것”이라며 “이 점이 앞으로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선결과제다”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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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하나금융은 연말에 보통주자본비율 12.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자본을 투자해 비은행사업을 강화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증자나 인수합병 등에 쓸 수 있는 보통주자본을 전체 자산으로 나눈 비율을 뜻한다.
하나금융은 3분기에 KEB하나은행의 통합효과에 힘입어 ‘깜짝실적’을 냈지만 비은행계열사의 이익기여도는 경쟁 금융지주사들보다 여전히 낮은 편이다.
3분기에 연결기준 순이익 4501억 원을 냈는데 비은행계열사의 3분기 순이익을 단순합산하면 720억 원(15.99%)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재무제표에는 내부거래 등이 연결조정된 점이 반영돼 KEB하나은행의 순이익이 하나금융보다 많게 나왔다.
다른 금융지주사의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에서 비은행계열사의 비중을 살펴보면 신한금융 36.09%, KB금융 25.27%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경쟁 금융지주사들보다 비은행사업의 비중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계열사 간의 시너지 창출 등을 통해 비은행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2025년까지 하나금융의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사업의 비중을 30%로 늘리는 목표를 내놓았다. 이를 위해 기업공개(IPO) 자문과 같은 기업투자금융(CIB)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기업투자금융은 일반적으로 은행의 기업금융 관련 부서와 증권사의 투자금융조직을 연계한다. KEB하나은행의 영업점 900여 곳을 비은행사업 확대에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하나금융은 최근 서울 강남, 경기도 분당, 충청도 천안 등 3곳에 ‘패밀리클러스터’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패밀리클러스터는 하나금융투자 영업점 1곳에 KEB하나은행 점포 여러 곳을 연계해 영업하는 방식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시범운영 결과에 따라 패밀리클러스터를 확대하는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은행 고객이 증권사에 바라는 요구사항이나 그 반대의 사항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서로 소개해 시너지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