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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라이온 킹' 스틸이미지. |
‘인어공주’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라푼젤’.
이름만 들어도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명작들이다.
메가박스와 CGV 등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특정 테마를 내세운 기획전 혹은 특별전 등을 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최신 개봉작 중심의 스크린독과점 논란을 누그러뜨릴 수 있고 재상영으로 비수기에 짭짭한 흥행수익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객 입장에서도 수준 높은 작품들을 대형스크린에서 만나는 기회이기도 하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실시간예매율 순위에 디즈니 에니메이션 작품 여럿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영화로 오랜만에 만나는 코미디 ‘럭키’가 압도적 예매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는 개봉 9일 째인 21일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외화 신작 ‘닥터 스트레인지’ ‘인페르노’가 예매율 2,3위로 뒤를 잇고 있다.
‘인어공주’가 15위, ‘라이온 킹’이 18위, ‘미녀와 야수’가 23위에 순위권에 든 것이 특히 눈에 띈다.
메가박스는 13일부터 ‘디즈니영화관’을 열고 디즈니의 고전부터 최근 개봉작에 이르기까지 지난 60년 동안 발표된 30여 편의 애니메이션을 돌아가며 상영하고 있다.
영화만 상영하는 게 아니다. 작품마다 아동문학 전문가부터 문학평론가, 영화감독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대화를 나눈다.
때 지난 디즈니 영화지만 관객들의 호응은 뜨겁다. 예매 오픈 3일 만에 예매수가 1만 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 외국사이트가 디즈니 영화에 3가지가 빠져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적이 있다. 목을 졸라 죽이는 장면,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 흡연장면이다.
선이 승리하는 ‘착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아이들이나 좋아할 영화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 보기에 따라 소수자에 대한 편견, 미의식, 여성주의 등 비판적 읽기도 가능해 어른들을 위한 텍스트이기도 하다.
디즈니영화관은 예전에 봤던 디즈니 명작 애니메이션을 추억하며 대형스크린에서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화면과 OST 명곡들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가박스나 CGV 등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최신 흥행작 위주의 스크린독점 논란에 자주 휘말리며 관객들의 다양한 영화선택권을 빼앗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부 시간대와 극장에 한정된 것이지만 기획전, 회고전, 특별전 등 다양한 이름으로 일종의 영화 ‘큐레이션’ 서비스에 나서는 것은 긍정적인 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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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GV아트하우스가 진행하는 ‘임권택&안성기 Week’ 포스터. |
CGV의 예술영화상영관인 CGV아트하우스는 서울 압구정과 부산 서면점에서 10월27일부터 11월27일까지 ‘임권택&안성기 Week’를 개최한다.
임권택 감독과 배우 안성기씨의 걸작을 조명하는 기획전으로 5월부터 진행됐는데 마지막 달 작품으로 '하류인생' '킬리만자로' '부러진 화살' '바람불어 좋은 날' '칠수와 만수'(압구정 안성기관), '두만강아 잘 있거라' '하녀' '바람불어 좋은 날' '칠수와 만수' '킬리만자로'(서면 임권택관)를 만나볼 수 있다.
CGV아트하우스는 이밖에 영화와 책의 관계를 탐구하는 ‘이상용의 영화독서’를 진행하고 있는데 10월에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상영하고 있다. 코맥 매카시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코엔 형제의 장편영화로 2008년 아카데미에서 감독상과 작품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휩쓴 수작이다.
멀티플렉스영화관은 아니지만 KT&G상상마당 시네마는 27일부터 11월9일까지 프랑스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감독 실뱅 쇼메 특별전을 연다. 2014년 국내 개봉돼 다양성영화로 14만 명이 넘는 흥행을 기록한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을 비롯해 ‘벨빌의 세쌍둥이’ ‘일루셔니스트’ 등 애니메이션을 만나볼 수 있다.
영화평론가 이현경씨는 “영화관들이 좋은 영화를 다양한 주제와 형태로 기획해 큐레이션하는 것은 영화관람의 수준이 높아진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하고 극장에 대한 충성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라며 "요즘같은 비수기에 수익은 덤"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