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터 더튼 호주 자유당 대표.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고위 관계자가 최근 단기 기후목표 폐기를 추진하고 있는 호주에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23일(현지시각) 가디언에 따르면 익명의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축소하는 호주를 향해 “기후대응에 있어 우리는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행성을 위한 공동의 책임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는 최근 우익 성향의 야당 ‘연합(Colaition)'이 크게 세력을 얻고 있다. 우파 성향 국민당과 자유당이 연합한 정당으로 피터 더튼 자유당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더튼 대표는 기후정책 축소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정치인으로 단기 온실가스 감축목표 폐기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호주는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3% 감축하기로 약속했는데 이를 전면 철회하겠다는 것이다. 더튼 대표 최근 발언에 따르면 호주 의회는 이미 2030년 목표 폐기를 위한 입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에 “2030년 단기 목표를 가시권에 두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장기 전망을 갖고 정책을 입안하는 정치인들은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이번 발언이 호주에 내정간섭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의 기후정책을 향한 시각을 공유한 것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산업화 이전보다 글로벌 기온상승을 2도 아래로 지키기 위한 목표는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지켜야 하는 것”이고 “그런 약속에는 파리협정을 통해 당시 연합이 집권하고 있던 호주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정책은 정치권의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이지만 우리가 (약속한 기후 대응을 향해) 따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기준은 지키고 있어야 한다”며 “친환경 전환에 따른 혜택이 가장 빠르게 행동하는 이들에게 먼저 주어질 것을 감안하면 기후 행동을 축소하지 말아야 할 경제적 이유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더튼 대표는 19일(현지시각) 신형 원자력 발전소 개발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파리협정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더튼 대표는 “내 가장 큰 관심사는 우리 호주 국민들”이라며 “미국이나 영국을 보면 그쪽도 제대로 목표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중간 목표(2030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여기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