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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서원 두산 전무. |
두산그룹이 면세점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이 추가로 선정될 경우 경쟁격화로 실적개선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두산면세점사업을 이끌고 있는 박서원 전무는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넘겨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두산타워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 104억 원, 영업손실 160억 원을 냈다.
두산타워면세점(두타면세점)은 2015년 서울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하고 6개월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5월 문을 열었다. 상반기 영업일수가 한달 열흘 남짓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비슷한 시기에 개장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매출(218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두타면세점의 올해 매출은 당초 목표치인 5천억 원은커녕 많아야 1천억 원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에 흑자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두산의 면세점사업은 박서원 전무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광고업계에 종사하다 면세점사업을 맡으며 두산그룹 경영일선에 전면적으로 등장했다.
면세점사업이 두산그룹에서 경영능력을 검증받는 첫 시험대인 셈인데 현재까지의 상황만 놓고 보면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워 보인다.
박 전무는 면세점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심야영업이라는 ‘승부수’를 들고 나왔는데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심야영업은 저녁 9시에 문을 닫는 다른 면세점과 달리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박 전무의 아이디어였다. 동대문 상권의 특성상 ‘올빼미 고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마련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전략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중국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업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멀리서 관광객이 찾아올 이유가 없다”며 “결과적으로 직원들의 피로감만 높이고 사기도 떨어뜨린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두타면세점을 야간장터 같이 보이게끔 해 고가 브랜드 유치에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산은 4일 마감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신청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현재 운영 중인 두타면세점 안정화에 역점을 두기 위해 불참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열기 위해선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데 기존 면세점이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베팅’하는 것은 두산그룹 입장에서도 모험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신규특허를 획득한 사업자들이 문을 열게 되면 서울에만 시내면세점이 9곳에서 13곳으로 늘어나게 돼 기존 면세점의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은 전반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중공업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면세점사업을 시작했는데 다른 면세점과 다른 차별화전략이 무엇일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