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K이노엔과 JW중외제약 등 국내에서 수액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제약사들이 의사와 정부의 갈등 장기화에 시름을 앓고 있다.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입원과 수술 환자를 중심으로 사용되는 수액제제의 판매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의정 갈등에다 경찰 리베이트 수사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연합뉴스> |
여기에 경찰이 고려제약에서 시작된 불법 리베이트 의혹을 제약사 전반으로 확대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제약업계 전반으로 영업 등의 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의료파업이 여전히 이어지면서 실질적으로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놓고 정부와 의사협회 등이 벌써 4개월째 갈등이 이어지면서 제약업계 실적 부담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상급 종합병원 47곳의 6월15일부터 19일까지 평균 입원 환자 수는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 이전과 비교해 70%에 그치고 있다.
물론 5월 초 평균 입원 환자 수인 63%와 비교하면 7%포인트 확대됐지만 여전히 입원 환자 수는 감소한 상황인 셈이다.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놓고 정부 정책에 반발해 올해 2월 집단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났다.
전공의들이 떠나면서 발생한 의료공백을 최근 정부가 진료보조(PA) 간호사를 투입하면서 조금씩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한 상태다.
여기에 반발하듯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중심으로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하겠다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수액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제약사들로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수액제제는 입원 및 수술 환자들이 대부분 소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양 수액제와 관련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지만 핵심 매출은 입원 및 수술 환자들에게서 발생하고 있다.
▲ 수액제제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 뱅크> |
물론 개원의 파업과 관련해 의사협회 내부적으로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무기한 휴진이 이어진다면 이제는 수액뿐 아니라 국내 제약사 전반으로 실적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이 처방의약품을 중심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데 처방수가 줄어들면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미 입원환자 감소 등으로 HK이노엔과 JW중외제약 등은 2분기 수액사업과 관련해서는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JW중외제약과 관련한 리포트를 통해 “JW중외제약의 수액제 부문은 의료파업 이슈로 종합병원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JW중외제약은 2024년 2분기 수액제 매출로 538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3년 2분기와 비교해 6% 감소한 수준이다.
HK이노엔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공의 사직으로 상급 종합병원의 수술 및 입원 감소가 장기화되면 HK이노엔의 일부 수액제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의료계를 향해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하고 있어 제약업계로서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고려제약의 불법 리베이트에 가담한 의사가 1천 명이 넘었다는 발표와 함께 제약사 전반으로 확대해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한 조사가 시작되면서 영업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불법 리베이트는 당연히 문제가 되는 행위지만 최근 경찰 조사에서는 관계를 쌓기위한 행위까지 불법 리베이트로 보고 있어 실제 영업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전보다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