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4-06-21 16: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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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주가가 상대적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본격 반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국내외 다른 반도체주에 뒤처졌던 이유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진입이 늦었기 때문인데 하반기엔 엔비디아 납품을 바탕으로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 HBM 기대감이 본격화되면서 하반기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1.91% 상승하는 데 그쳤다.
명실공히 국내증시 대장주임에도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4.85%보다 낮았다.
다른 반도체 업종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거래소의 KRX반도체지수는 같은 기간 23%가량 상승했다. 이 지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리노공업, DB하이텍 등 반도체 대표 종목들로 구성돼 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65%가량 상승했고 한미반도체는 약 192% 급등했다.
한국 반도체 종목 대부분이 주가가 크게 오르며 지수를 끌어올리는 사이 삼성전자 홀로 뒤떨어져 있던 것이다.
국내 반도체주의 맏형 노릇을 다하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기는 일도 있었다.
올해 한국 반도체업종 주가가 크게 올랐음에도 반도체지수 전체 상승률은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와 비교해 크게 부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한 한국 반도체업종 주가지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상승률과 뚜렷히 동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종 비중에서 몸집이 가장 큰 삼성전자가 한국 반도체업종 상승률을 깎아먹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승분 역시 약 80%를 SK하이닉스가 이끌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국내외 반도체 업종 주가상승 대열에 끼지 못한 이유는 HBM 기대감이 아직 작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HBM은 인공지능(AI)산업의 핵심 반도체로 꼽힌다. 미국 반도체주는 물론이고 국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주가가 급등한 이유도 HBM 테마에 본격 편입됐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삼성전자에도 HBM 온기가 본격적으로 깃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분기 이후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면서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4일 삼성전자 HBM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며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모두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할 것이므로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HBM3과 HBM3E 제품이 발열 문제로 엔비디아에 공급되지 못할 거라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HBM이 시장에 모습을 본격 드러내면 엔비디아 외에 AMD 등 다른 업체들에도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 엔비디아향 HBM 공급이 본격 발표되면 삼성전자 주가가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HBM 초과수요는 2024년 15%, 2025년 11% 수준”이라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주가가 역사적 평균 미만이라는 점을 보면 HBM 악재로 인한 하방압력보다 HBM 제품 시험 성공으로 인한 상승여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3분기 이후 HBM 공급 방향성에 대한 가시성은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당장 다음 주부터 삼성전자 주가가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미국 마이크론의 2분기 실적발표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가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발표는 4~5월 반도체 시장 동향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벤트다”며 “최근 월가에서는 마이크론 목표주가가 상향조정됐는데 이는 7월 첫째 주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실적발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