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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오른쪽)이 5월 팜한농 육종연구센터에서 시험 연구 중인 작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비화학사업의 부진을 타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인고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에도 비화학부문에서 손실을 냈다. 세 분기째 연속으로 적자행진이 이어졌다.
LG화학은 비화학부문의 적자를 화학부문이 방어하고 있지만 화학업황이 자칫 불황에 빠질 경우 회사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어 비화학부문의 실적반등이 시급하다.
◆ “LG화학, 비화학부문 실적개선 당분간 힘들 듯”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LG화학은 전지와 정보전자소재부문에서 모두 적자를 낸 데다 그린바이오사업인 팜한농에서 예상치 못한 대규모 영업손실을 봐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LG화학은 3분기에 정보전자소재와 전지, 팜한농에서 모두 영업손실 490억 원을 냈다. 화학사업인 기초소재부문이 낸 영업이익 5170억 원의 10%가량을 비화학부문이 깎아내렸다.
이 때문에 전체실적이 크게 후퇴했다. LG화학은 3분기에 매출 5조540억 원, 영업이익 4609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4%, 15.6% 감소했다.
비화학부문은 당분간 실적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앞으로도 중국 전지기업들의 증설에 따른 전지가격 약세와 전지원료의 가격상승 등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했다.
정보전자소재부문도 판매가격에 대한 하락압박이 지속되고 있고 원재료가격이 상승하면서 3분기에 적자폭이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흑자로 전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이 비화학부문에서 부진하면서 주가도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LG화학 주가는 19일 전일보다 500원(0.2%) 내린 24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 초와 대비해 주가가 30% 가까이 빠졌다.
교보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은 19일 LG화학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모두 4만 원씩 하향조정했다.
◆ 박진수, 비화학부문 부진 타개책 찾을까
비화학부문의 실적 반등은 박진수 부회장에게 중요한 과제다. 박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비화학부문의 사업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는데 계속 부진한 성과를 낼 경우 자칫 입지가 약화할 수 있다.
박 부회장은 올해 초 에너지와 물, 바이오사업을 LG화학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한 뒤 인수합병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만큼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LG화학은 4월에 4245억 원을 들여 농화학사업을 하는 팜한농을 인수했다. 박 부회장은 직접 팜한농 공동대표이사를 맡으며 사업을 안착시키기 위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팜한농은 LG화학에 인수된 뒤 반년 동안 모두 영업손실 210억 원을 냈다.
LG화학은 최근 LG생명과학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하지만 신약개발사업의 특성상 자금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반면 성과를 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려 LG화학의 수익창출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흡수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투자비용 부담과 추가적인 인수합병에 대한 자금부담 우려가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LG화학은 18일 컨퍼런스콜에서 “팜한농은 현재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부진하지만 내년에는 영업이익률 5%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지사업도 중국 배터리규범 인증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