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라피더스가 내년에 2나노 반도체 파일럿 생산라인을 운영하며 TSMC를 추격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일본 라피더스의 반도체 공장 예상 조감도. |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정부 주도로 설립된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가 내년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시범 생산을 시작하며 TSMC와 삼성전자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코이케 아츠요시 라피더스 사장은 20일 반도체 전문지 EE타임스와 인터뷰에서 “2025년 4월부터 2나노 파운드리 파일럿 생산공장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라피더스는 2027년 2나노 미세공정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 및 생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앞두고 일찌감치 시범 생산을 시작해 기술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TSMC 등 파운드리 선두 기업은 2025년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 라피더스의 계획과 비교해 약 2년의 기술 격차로 앞서나가고 있는 셈이다.
코이케 사장은 “TSMC보다 먼저 2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만큼의 속도는 아니지만 빠른 대응을 통해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피더스가 활용하는 파운드리 공정 방식은 반도체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시간을 다른 파운드리 기업보다 약 40%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삼성전자와 TSMC는 이런 아이디어를 따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훨씬 더 효율적이고 생산성이 높은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라피더스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후발주자에 그치고 있지만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면 상위 기업의 기술력을 충분히 추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 것이다.
코이케 사장은 이를 위해 연말부터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를 반입하겠다며 구체적인 투자 일정도 제시했다.
다만 EE타임스는 라피더스가 2나노 반도체 양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자금 및 인력 확보와 고객사 수주 등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전했다.
컨설팅업체 올브라이트 스톤브릿지는 라피더스가 매우 야심찬 목표를 두고 있다며 TSMC 및 삼성전자와 맞먹는 수준의 기술력 및 가격 경쟁력을 고객사들에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기까지 5조 엔(약 43조8천억 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라피더스가 일본 정부의 지원에 자금을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올브라이트 스톤브릿지는 다수의 대형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인력 확보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라피더스가 파운드리 사업 운영에 충분한 엔지니어를 고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전했다.
라피더스가 제시한 공격적 목표와 달리 현실적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는 의미다.
그러나 코이케 사장은 “이미 여러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라피더스 파운드리 활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생산 투자 일정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