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핵심광물 콘퍼런스 행사장 정문에서 한 환경 운동가가 시위를 벌이다가 보안 요원들에 제지당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더러운 니켈' 이라는 플랭카드 문구가 보인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CATL과 BYD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한국이 주로 만드는 3원계 배터리와 비교해 오히려 친환경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3원계(NCM, NCA) 배터리 양극재의 주요 소재인 니켈과 코발트가 채굴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크게 일으키는데 LFP 배터리에는 이와 다른 광물들이 주로 쓰인다는 근거가 제시됐다.
18일(현지시각) 영국 환경매체 다이얼로그 어스는 니켈과 코발트 채굴에 토양 침식으로 인한 수질 오염과 생물 다양성 감소 등 부작용이 뒤따라 3원계 배터리가 LFP 배터리보다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도했다.
LFP 배터리는 코발트 대신 리튬인산철로 양극재를 구성하는데 일반적으로 3원계보다 무겁고 에너지밀도 또한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최근 테슬라나 현대자동차 등 주요 전기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탑재하기 시작했는데 환경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진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노르웨이 열대우림재단에서 공급망 관련 분석을 맡은 줄리아 나이메는 다이얼로그 어스를 통해 “배터리에 일부 ‘고위험’ 광물 수요를 줄이면 생물 다양성과 숲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환경 NGO인 에이드인바이런먼트도 배터리용 광물 채굴에 삼림 벌채가 뒤따른다는 구체적 사례가 담긴 보고서를 펴냈다. 특히 니켈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숲이 훼손되는 모습이 관측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나무를 베어내고 지표면 아래 묻힌 원광을 캐내는 방식으로 채굴을 진행한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니켈 수요 증가를 맞추고자 최근 환경 관련 기준을 완화해 배터리용 광물 채굴로 인한 환경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이얼로그 어스는 CATL와 BYD의 주력 상품인 ‘셴싱’과 ‘블레이드 배터리’ 모두 LFP 배터리라는 점을 함께 짚으며 중국 업체들이 환경오염 부작용이 덜한 배터리 개발을 주도한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