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모주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이 임박했다. 공모주시장 열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기업가치가 고평가됐을 수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흥행을 위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
|
|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
18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7일까지 국내는 물론 미국, 홍콩, 영국, 싱가포르 등에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진행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6일과 27일 수요예측을 걸쳐 28일 공모가액 확정, 11월2일과 3일 공모주 청약, 11월7일 상장신고서를 제출한다는 일정을 잡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총 주식수 6616만5천 주 가운데 25%인 1654만 주가 공모대상 물량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은 삼성물산 기업가치는 물론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에서 흥행의 관건은 기업가치 산정이 적절한지에 있다. 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희망공모가는 11만3천 원~13만6천 원으로 제시됐다.
이를 토대로 하면 상장 후 시가총액 규모는 7조5천억 원에서 9조 원 사이로 애초에 최대 1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보다는 낮아진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 바이오계열사라는 후광효과와 세계 3위 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한 점에서 기업가치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912억 원과 영업손실 2036억 원으로 2014년 매출 1051억 원, 영업손실 1200억 원에서 실적이 악화된 점이 걸림돌로 지목된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1362억 원, 영업손실 757억 원을 봤다.
이번 희망공모가를 산정하면서 상장주관사가 2030년까지 잉여현금흐름 전망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50% 가치를 선반영한 것도 기존 공모추진 기업들의 기업가치 산정방식과 다르게 진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동종업종의 경쟁사보다 최대 10배가량 고평가됐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마디로 지나치게 미래성장성에 기대 몸값에 거품이 끼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두산밥캣이 공모가를 높게 책정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끝에 결국 공모가를 낮춰 재상장을 추진한 점에 비춰볼 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흥행도 장담할 수 없다.
공모금액이 조 단위인 만큼 성공하려면 해외투자자들의 참여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은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은 삼성물산이 52.13%, 삼성전자가 47.79%씩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에 바이오사업 성장성 외에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2 공장 가동이 임박했고 2028년까지 3조 원 이상의 수주액을 확보한 점, 계열사 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6종 가운데 5종이 글로벌 허가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받아낸 점을 적극 내세워 국내외 투자자 설득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미약품 불공정 공시논란과 기술수출 취소 사태를 겪으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어서 신약개발이 아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전문업체(CMO)라는 점도 적극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공모주시장에 악재가 많았던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 측도 기관투자자 유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며 흥행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라며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얼마나 얻어내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