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가 중국에서 미국 정부 규제로 성능이 낮아진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의 대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규제가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가 현지에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 수요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중국의 자급체제 강화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중국에서 화웨이가 엔비디아의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며 “중국 인공지능 시장에서 화웨이 반도체는 가장 인기있는 제품”이라고 보도했다.
인공지능 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중국 기업들은 인공지능 반도체와 산업별로 최적화된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등을 하나의 솔루션으로 합친 ‘AI 박스’를 주로 구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화웨이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910B 어센드’ 등 인공지능 반도체가 이러한 AI 박스에 점점 더 많이 탑재되고 있다.
그동안 주로 엔비디아 GPU가 탑재돼 왔는데 지난해 말부터 미국 정부의 수출규제로 엔비디아와 AMD의 고성능 GPU 중국 수출이 사실상 금지됐기 때문이다.
자연히 중국에서 가장 기술력이 앞선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가 현지 고객사들에 가장 선호하는 제품으로 자리잡아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화웨이는 자사 인공지능 반도체가 5월 기준으로 40개 하드웨어 협력사와 1600개 소프트웨어 협력사 등에서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 규제에 맞춰 성능을 낮춘 H20 등 GPU 제품을 중국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반도체의 성능이 지나치게 뒤떨어져 화웨이 제품에도 밀리기 시작하면서 결국 미국의 규제가 화웨이에 반사이익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화웨이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지는 공급 능력에 달렸다”고 전했다.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의 인기가 높아져 공급 부족 사태마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화웨이가 올해 인공지능 반도체에 역량을 더욱 집중하며 중국에서 엔비디아를 넘고 선두 기업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