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온 골드씨와 가족들이 광화문에서 열린 'K푸드 페스티벌 넉넉'에 방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누룽지 닭강정, 김치 베이컨 치즈전, 소떡소떡부터 크림치즈 곶감말이, 호박식혜, 오미자에이드까지.
‘K푸드 페스티벌’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세종로공원에는 다양한 한국식 메뉴가 적혀있는 푸드트럭이 줄지어 있었다.
29일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K푸드 페스티벌 넉넉(넉넉)’을 방문했다.
넉넉은 지난해까지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한강달빛야시장’을 한식 특화 콘셉트의 상설 푸드마켓으로 개편한 것이다.
넉넉은 수요일부터 일요일, 오후 4시에서 9시까지 운영한다. 운영기간은 내년 5월까지다.
오후 2시쯤 도착하니 각종 푸드트럭과 판매부스들은 영업준비로 분주했다.
무더운 날씨에 시원한 호박식혜를 판매하는 ‘달리는 카페 라움(라움)’이 눈에 들어왔다. 라움은 한국식 디저트와 음료를 판매하는 푸드트럭이다.
김형조 라움 사장은 “지난해 한강달빛야시장에 이어 올해도 넉넉에 참가하게됐다”며 “지난해에는 커피를 중심으로 한 디저트를 판매했지만 올해는 K푸드가 콘셉트인 만큼 흑임자라떼, 쑥라떼, 호박식혜 등 한국 전통음료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한강달빛야시장에서 커피를 판매할 때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다양한 한국식 디저트를 선보이고 광화문 시내 중심에서 매장이 운영되는 만큼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음코너에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푸드트럭에서 사온 음식을 먹고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넉넉의 정식 개장 시간인 오후 4시가 되자 세종로공원에 방문객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약 2400㎡(730평) 규모로 조성된 넉넉에는 다양한 푸드트럭과 볼거리가 마련돼있었다.
우선 다양한 종류의 한국식 먹거리들이 눈에 띄었다.
넉넉의 푸드트럭은 모두 16대다. 12개의 음식 분야와 3개의 음료 및 디저트 분야로 구성돼있어 총 15개 카테고리의 식음료를 만나볼 수 있다.
삼겹살과 보쌈, 갈비 등 한국식 바비큐부터 떡볶이, 김밥 등의 분식류, 제주도 향토음식에 다양한 한국식 디저트까지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원활한 결제 및 주문관리를 위해 행사장 내 통합 키오스크가 설치돼있었다.
방문객들은 여러 푸드트럭을 돌아보며 맛보고 싶은 메뉴를 종류별로 고를 수 있다. 공원 한 켠에 구매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음공간도 마련돼 각자 고른 메뉴를 펼쳐놓고 나눠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장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 곳은 푸드트럭 ‘맛난 쌀 핫도그’였다.
무엇이 특별한 지 궁금해져 핫도그를 주문해봤다. 5분 정도 기다리니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 신속한 주문 및 결제를 위해 현금결제는 제한된다.
맛은 평소에 먹을 수 있는 바삭한 핫도그였다. 알고보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주문하는 메뉴는 ‘소떡소떡’이었다.
핫도그 푸드트럭 사장께 이유를 물어보니 K콘텐츠 관광상품 홍보 프로그램에서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휴게소에서 먹어봐야할 메뉴로 소떡소떡을 추천한 영향인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옆에서 소떡소떡을 구매한 20대 여성 방문객은 “야외에서 진행하는 야시장을 매우 좋아해 지난해에도 한강달빛야시장에 다녀왔다”며 “원래 한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다양한 한식을 맛볼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강달빛야시장과 비교하면 어떻냐는 질문에 그는 “물론 한강달빛야시장에서도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었지만 여기는 모든 음식이 한국식으로 특화된 메뉴로 구성돼 조금 더 호기심이 생기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외국인 방문객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키오스크에서는 영어·중국어·일본어로 주문 및 결제가 가능해 외국인 관광객도 어려움 없이 행사를 즐길 수 있었다.
미국에서 가족들과 관광차 한국을 방문한 골드씨는 “한국식 바비큐 메뉴가 가장 기대된다”며 “호텔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 강동혜 K요들협회 부회장과 러시아에서 관광차 방문한 가족들이 함께 요들 공연을 즐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축제에 빠질 수 없는 공연도 마련됐다.
이 날은 넉넉 개장을 기념해 오후 5시부터 콘서트가 진행됐다. 요들과 바이올린, 마술 서커스, 싱어송라이터 순으로 공연이 이뤄졌다.
유튜브 ‘요들누나 동혜TV’를 운영하는 강동혜 K요들협회 부회장이 스위스 요들송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스위스 민속악기인 카우벨 연주와 트로트 요들송이 이어졌다.
많은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잔디밭에 모여 앉아 함께 박수를 치며 공연을 즐겼다.
퇴근 이후 푸드트럭에서 간단히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공연을 관람하는 직장인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광화문 인근에서 일한다는 30대 여성 김지혜씨는 “회사 근처에서 이런 상설행사가 열리게 돼 너무 좋다”며 “퇴근하고 들러 저녁식사도 하고 공연도 볼 수 있어 앞으로도 자주 들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한강달빛야시장과 비교해 접근성도 더 좋고 상설운영이라 언제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넉넉에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열린 한강달빛야시장과 비교해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다.
가족과 함께 방문한 40대 주부 김효정씨는 “한강달빛야시장에서는 가족끼리 둘러앉아 한강을 바라보며 음식과 맥주 등을 즐길 수 있었다”며 “접근성이 좋아진 건 맞지만 분위기 면에서는 한강이 더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남편과 함께 방문한 60대 주부 민영희씨는 “푸드트럭이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며 “지난해 한강달빛야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더 다양한 푸드트럭이 있어 선택지가 넓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반포한강공원·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린 한강달빛야시장은 다양한 종류의 음식, 디저트를 판매하는 40개의 푸드트럭과 공예가들의 액세서리, 인테리어 소품 등을 판매하는 54개의 판매부스 등을 시민들에게 선보여왔다. 지난해 상반기(5~6월)와 하반기(9~10월)에 모두 60만 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찾은 바 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