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의 공모가를 낮춰 상장한다.
두산밥캣은 애초 공모물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상장을 재추진하려고 했지만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대폭 내린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은 희망공모가를 기존보다 대폭 낮춰 상장을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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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
두산밥캣은 희망공모가를 2만9천~3만3천 원으로 결정했으며 추후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액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희망공모가보다 30%가량 줄어든 것이다.
두산밥캣은 공모물량도 대폭 줄였다. 두산밥캣은 애초 4898만1125주를 공모하려고 했지만 이보다 40%가량 물량을 줄인 3002만8180주를 공모하기로 했다.
두산밥캣은 11월3~4일 이틀 동안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요예측을 바탕으로 결정된 공모가액에 따라 11월8~9일 이틀 동안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의 청약을 받는다.
두산밥캣 재무적투자자(FI)들은 상장연기에 대해 11일 두산그룹 경영진을 방문해 적극적으로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두산밥캣은 공모가를 낮추는 방안을 담은 수정안을 만들어 재무적투자자들에게 발송했다.
재무적투자자들이 이 수정안에 동의하면서 두산밥캣은 상장철회서를 제출한지 3일 만에 다시 상장 증권신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게 됐다.
두산밥캣이 공모가와 공모물량을 대폭 줄인 것은 상장연기에 따라 두산그룹 전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하락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용평가사들은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의 상장일정을 늦춘데 대해 두산그룹의 재무구조 위험성이 재부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두산밥캣의 공모가와 공모물량이 줄어들면서 두산그룹이 확보할 수 있는 자금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보인다.
두산그룹은 애초 두산밥캣의 상장을 통해 최대 2조4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수정안을 통해 두산그룹은 최대 1조 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게 됐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의 상장을 통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려고 했지만 자연스레 이 효과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