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산 신약 가운데 미국에서 올해 9번째 품목허가를 받는 신약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은 허가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만큼 올해 처음으로 국산 항암제가 미국에 진출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HLB 리보세라닙의 연내 허가 가능성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20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HLB가 미국 FDA로부터 받은 보완요구서한(CRL)의 정확한 이유는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물론 일반적으로 보완요구서와 관련해 미국 FDA는 최대 6개월 안에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되어 있지만 사항이 경미하거나 메이저 이슈가 아니라면 허가 여부도 기한보다 통상 빠르게 나올 수도 있다.
HLB도 최대한 빠르게 서류 보완을 진행한다고 한 만큼 이르면 연내 재신청에 대한 허가 결과를 받아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진양곤 HLB 회장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물론 FDA가 지적한 사항이 구체화되면 정확히 서류 보완 시점 등을 명확히 대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재 짐작한대로 비교적 비주류 문제라면 최대 6개월 보다 빨리 결과를 받아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HLB가 FDA로부터 받은 보완요구 사항은 크게 2가지로 협력사인 항서제약의 면역관문억제제 캄렐리주맙 제조공정(CMC)과 임상 사이트 실사(BIMO) 지연 등이다.
앞서 HLB는 미국 자회사 엘레바를 통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해 미국 FDA에 신약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HLB는 항서제약과 관련한 문제가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데다 리보세리닙과 관련한 문제가 없는 만큼 항서제약이 주장한 경미한 제조공정상 문제라면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임상 사이트 실사의 경우도 FDA가 실사를 갈 수 없는 지역에서 진행한 임상을 실사하고 싶은 이유로 지연된 것이기 때문에 사실 보완요구서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진 회장은 “현재 비모와 관련해 실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사유로 여행 우려지역이라고 CRL에 적혀있었다”며 “사실 비모 관련은 지연 사유인데 CRL에 같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 유한양행의 렉라자.
이뿐 아니라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은 올해 8월 허가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국내 항암제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승인을 받을 가능성은 크다.
유한양행이 레이저티닙 기술을 수출한 얀센이 올해 2월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했는데 FDA가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점에서다. 우선심사는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약효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개선된 경우에 지정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점을 반영해 빠르면 6월에 허가 여부에 대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현재 한국에서 렉라자로 이미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 받아 올해 1월1일부터 건강보험을 적용받고 있다.
더구나 유한양행은 2018년 미국 최대 제약사로 꼽히는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에 레이저티닙과 관련해 기술 이전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물론 그동안 국산 신약이 미국 FDA 벽을 넘어 세계 최대 제약시장에 진출했지만 항암제로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번 국산 신약 진출의 의미가 크다.
의약품 조사업체 브리프에 따르면 세계 항암제 시장 규모는 2022년 1960억 달러(약 266조 원)로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이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2027년에는 규모가 2배 수준인 3750억 달러(약 50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최대 제약시장에서 국산 항암제가 승인을 받는다는 것은 주류시장(메인 스트림)에 진출한다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며 “유한양행 이후에도 현재 국내 바이오벤처들도 차세대 항암제 개발을 이어가고 있어 제약업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