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4번째 비트코인 반감기를 맞아 알트코인에 투자했던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선 요즘 한숨이 늘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가 반감기 이후 하락세를 보이자 덩달아 알트코인도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금융당국의 가상화폐 거래 가이드라인 제정에 다수의 알트코인이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퍼지고 있다.
▲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알트코인 시세가 약세를 보이면서 강세장을 기대했던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가상화폐 그래픽 이미지.
다만 일부 가상화폐 분석가들은 하반기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에 성공하고 주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알트코인 강세장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13일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가상화폐 시세를 살펴보면 비트코인 대비 주요 알트코인들은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오후 3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BTC(비트코인 단위)당 0.13% 하락했으나 알트코인 가운데 가장 큰 시가총액을 지닌 이더리움은 1ETH(이더리움 단위)당 1.51% 떨어졌다.
하이브(-12.02%), 게이머코인(-11.74%), 아이젝(-10.77%), 레저메타(-10.03%), 스텝앱(-10.02%)은 24시간 전보다 두 자릿수 이상의 하락 폭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알트코인 가격은 비트코인과 비교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트코인은 올해 3월 반감기를 앞두고 과거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대부분의 알트코인은 2021년 당시 최고가격에 다가서지 못했다.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기준 최근 6개월간 알트코인의 상승률을 보면 300% 이상 오름세를 보인 알트코인은 1개, 200% 이상은 2개, 100% 이상은 7개에 불과하다.
게다가 최근 금융감독원은 6월을 목표로 가상자산 거래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이미 상장된 가상화폐의 거래 유지 여부 관련 내용도 담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알트코인이 대량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퍼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아직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항은 없으며 업계와 적극 소통하고 있다는 원론적 태도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각 거래소에서 참조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 될 모범사례를 거래소들과 함께 만들고 있다”며 “업계와 같이 가이드라인을 협의하고 있어 상폐 기준 등에서도 업계의 요구사항을 상당 부분 수용하고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도 불구하고 알트코인 가격이 제대로 오르지 못하는 것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거래되기 시작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영향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하는 기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에만 주목하고 있어 알트코인에는 투자금이 흘러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3월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항상 예외없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반드시 그게 알트코인으로 흘렀는데 이번에는 ETF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ETF로 들어온 돈은 알트코인으로 순환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 일부 가상화폐 분석가들은 알트코인이 6월 바닥을 다진 이후에 강세장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비트코인 그래픽 이미지.
다만 일부 가상화폐 분석가들은 이번 반감기에서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알트코인 강세장이 도래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가상화폐 분석가 렉트캐피탈은 12일 X에 올린 글에서 6월까지 알트코인들의 시세가 바닥을 다진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12일 가상화폐전문매체 크립토폴리탄은 일부 가상화폐 분석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비트코인이 하반기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승세를 보인다면 알트코인 역시 강세장에 들어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알트코인 강세장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정책의 전환은 시장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어 위험자산인 가상화폐에 투자금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전문매체 크립토뉴스는 4월 보도에서 “2011년 마지막 알트코인 시즌에서 볼 수 있듯이 기준금리 인하의 결과로 시세가 급등했다”며 “올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도 알트코인 시즌의 시작을 촉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