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CEO "네이버에 지분 매각 요청", 라인 개발한 신중호 해임되고 이사진 다 일본인 선임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4-05-08 16: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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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라인야후 이사회에서 네이버가 밀려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라인야후의 유일한 한국인 이사이자, 라인 메신저를 개발한 신중호 이사가 이사회에서 해임됐다. 라인야후는 이사진 전원을 일본인으로 채웠다.
라인야후 일본인 CEO는 네이버에 공개적으로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할 것을 요청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의 네이버 경영권 배제 압박에 따라 네이버가 라인야후 경영에서 사실상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8일 라인야후 홈페이지에 따르면 회사 이사회는 이날 신중호 라인야후 대표이사 겸 최고제품책임자(CPO) 이사 해임을 결의했다.
▲ 신중호 라인야후 대표이사.
이 안건은 6월18일 개최 예정인 제 29기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는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라인야후 실적 설명회에서 이번 인사 배경을 두고 "이사회를 독립된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체제로 변경하고, 경영과 집행의 분리를 추진해 지배구조를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정보 유출 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회사는 신 대표가 이사진에서 퇴임한 이후 CPO 역할만 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11년 메신저 라인 개발을 주도해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현재도 라인 메신저 개발과 운영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라인야후는 기존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됐던 이사회를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체제로 바꾸기로 했다.
신 CPO를 이사회에서 제외한 대신 공동 주주사인 소프트뱅크 측 인사 오케타니 타쿠 사내이사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도 이사진에서 제외키로 했다. 반면 소프트뱅크 측 인사인 카와베 켄타로 대표이사 회장, 이데자와 다케시 CEO는 사내이사직을 유지한다.
신 CPO 이사직 해임에 대해 이데자와 CEO는 “경질로 여기진 말아달라”며 “대주주들과 사외이사를 늘리는 것은 보안 강화 측면에서 이전부터 논의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데자와 CEO는 또 이날 "네이버에 A홀딩스의 주식 매각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라인야후 경영진이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요청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인야후는 또 네이버에 맡겼던 클라우드 시스템 등 IT인프라 위탁 관계를 순차 종료한다고 밝혔다. 또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의 지분 매각 협상을 했으나,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네이버를 라인야후 경영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2023년 11월 라인야후가 일본인 개인정보 44만 건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부터다. 당시 라인야후 측은 피해 원인이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제3자의 부정한 접근(해킹)이 있었다"고 밝혔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에 나섰다. 지난달 16일에는 라인야후가 마련한 사고 재발 방지책이 불충분하다며 2차 행정지도를 발표했다.
라인야후의 최대 주주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해 설립한 A홀딩스(지분율 64.5%)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