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용한 그룹웨어 솔루션으로 삼성그룹 외부고객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삼성SDS는 해외 경쟁사 대비 70% 수준의 가격과 한국 기업에 특화된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황 대표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장기적으로는 물류사업을 대체할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운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가 2일 잠실캠퍼스에서 열린 생성형 AI 미디어데이에서 인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삼성SDS는 2일 서울 송파구 잠실캠퍼스 마젤란홀에서 '생성형 AI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생성형 AI 서비스인 패브릭스와 브리티 코파일럿을 소개했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는 "패브릭스와 브리티 코파일럿을 정식 출시해 기업 업무의 업무자동화를 돕겠다"며 "이제 기업에서도 생성형 AI 서비스 혁신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티'는 삼성SDS의 그룹웨어 브랜드다. 삼성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전 세계 50만 명 이상이 사용한다.
그룹웨어란 기업 전산망에 전자우편과 전자결재 시스템 데이터베이스를 결합해, 조직 구성원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말한다.
삼성SDS는 기존 브리티 웍스에 생성형 인공지능을 더한 신제품을 선보여 삼성그룹 밖에서 더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많은 기능들이 업그레이드 됐지만 주목해볼 만한 기능은 기존 브리티 웍스의 자랑이기도 한 화상회의 서비스다.
영상회의 중 발표자의 음성을 인식해 13개 언어로 실시간 번역을 해주고, 회의 전체 내용의 문서 기록, 요약, 회의록 작성까지 해준다. 여기에 결론을 바탕으로 필요한 업무계획을 도출해주며 필요한 메일 초안 작성까지 도와준다.
▲ 송해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장이 브리티 코파일럿의 개발 로드맵을 안내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삼성SDS 사내 테스트를 해 본 결과 유의미한 생산성 향상과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회사는 이달부터 브리티 코파일럿을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에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SDS는 2024년 6월 정보검색과 문서작성 기능을 추가하고 11월 데이터분석과 스프레드시트, 보고서 초안작성과 프레젠테이션 기능을 추가한다는 개발 로드맵도 공개했다.
브리티 코파일럿과 함께 공개한 패브릭스는 고객사가 임직원의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를 스스로 설계하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삼성SDS는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산업계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을 도입했으나 막대한 비용만 지불하고 생산성 향상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패로 끝난 프로젝트들이 많은 상황에 주목해 이 제품을 내놨다.
다른 프로젝트들의 실패요인이 서비스와 요금체계 경직성에 있다고 보고, 더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먼저 패브릭스는 브리티 제품군과 같이 이용할 수 있지만 패브릭스만 별로도 도입해 다른 회사의 솔루션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존 고객사가 가지고 있는 구세대 시스템, 데이터들과 유연하게 결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핵심인 언어모델은 그룹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가우스' 뿐만 아니라 다른 선택지를 열어두기로 했다. 고객사나 업종에 더 적합하다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의 인공지능도 사용할 수 있다.
▲ 구형준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이 생성형 인공지능의 업종별 적용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또 요금제를 고객이 사용한 컴퓨팅 자원을 기준으로 세분화해 고객의 비용부담을 합리화했다. 또 어떤 경우에라도 글로벌 경쟁사의 70% 수준 가격선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현재 국내 금융권과 공공기관 150곳과 생성형 인공지능 협업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시범적용 사례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제품들이 그룹웨어와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한다면 물류부문의 매출 감소를 메워줄 수도 있다.
삼성SDS는 2023년 연결기준 매출 13조2768억 원, 영업이익 8082억 원을 기록해 2022년보다 23%, 영업이익은 11.8% 감소했다.
그동안 매출 효자로 불리던 물류부문의 매출(7조1710억 원)이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전년보다 36%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삼성SDS가 클라우드와 그룹웨어 등 성장하는 분야에서 매출 규모를 키워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마침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그룹웨어 시장의 고객은 주로 중소기업이었지만 최근 더 큰 공공기관시장이 대기업에 개방되면서 업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금융업계도 2000년대 구축해둔 낡은 자동화 시스템에 생성형 인공지능을 담을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