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전장부품사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스마트폰사업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전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 VC사업본부 전망 밝아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에서 전장부품사업 등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VC사업본부는 현재 영업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전장부품사업 등 성장성이 큰 사업들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어 앞으로 전망이 가장 밝은 사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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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 사장. |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VC사업본부의 차량부품사업은 과거 인포테인먼트부품 수주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전기차 중심으로 부품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VC사업본부는 전장부품사업을 바탕으로 2018년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미국 GM의 순수전기차 볼트(Bolt)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GM은 연말 순수전기차 볼트를 출시하는데 LG전자는 볼트에 사용되는 구동모터, 배터리팩, 인버터 등 11개 핵심부품을 3분기부터 GM에 공급하고 있다.
박경렬 LG전자 V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상무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GM의 볼트(Bolt)에 부품을 공급하는 일은 VC사업본부 출범 이후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GM의 순수전기차 볼트가 판매호조를 보일 경우 LG전자는 GM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전기차시장 확대에 따라 부품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 사장은 조만간 GM측 고위임원과 만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로웰 패독 GM 해외사업제품기획 프로그램부문 부사장과 마틴 머레이 GM 전기차개발 전무는 10월26일부터 29일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국전자전(KES)’의 개막식 기조연설자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패독 부사장은 ‘자동차혁신이 가져올 지속가능성’, 머레이 전무는 ‘쉐보레전기차 포트폴리오의 확장’을 주제로 각각 연설한다.
이우종 사장 역시 ‘전기차 핵심부품 파트너로서 LG전자의 비전’이라는 주제로 개막식 기조연설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사장은 GM 임원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VC사업본부 중요성 점점 높아지는 이유
LG전자는 현재 주력으로 삼고 있는 생활가전사업과 TV사업에서 초고가 브랜드인 ‘LG시그니처’와 올레드TV 등을 앞세운 프리미엄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프리미엄제품 위주의 판매전략은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가전산업 자체의 성장성이 둔화하고 있는 만큼 LG전자 전체의 실적확대를 이끄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TV와 가전사업에서 LG시그니처와 올레드TV로 프리미엄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면서도 “IT성수기 진입에 따라 중저가제품 비중이 늘고 있고 3분기 패널가격 등 원재료 가격의 상승으로 2분기보다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LG전자에서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을 낸 뒤 적자폭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상반기 야심차게 준비했던 G5가 실패로 끝나면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무리한 경쟁을 펼치는 것보다 북미와 남미 등 경쟁력을 확보한 시장에 집중해 마케팅비, 고정비 등을 줄여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MC사업본부는 실제 인력조정 등을 통해 고정비를 줄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 내놓은 프리미엄제품 V20도 무리하게 출시국가를 확장하는 대신 국내를 시작으로 시장의 반응을 살피며 출시국가를 정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결국 LG전자는 TV사업과 생활가전사업의 한계, 스마트폰사업의 사업축소에 따라 전장부품사업 등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셈이다.
LG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3조2210억 원, 영업이익 2832억 원을 올렸다고 7일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5.8%, 영업이익은 3.7% 줄었다.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6%, 영업이익은 51.6%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