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한진해운을 떠안으면서 한진그룹 구조개편이 화두로 떠올랐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기 위해 시작된 지주회사 전환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주회사 전환 방식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이미 경영권 승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
한진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고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 해 3월 설립한 한진칼을 8월 지주회사로 삼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한진칼-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 사이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한진을 분할하고 내년까지 한진칼과 합병을 마무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합병이 이루어지면 순환출자가 한진칼과 정석기업의 상호출자 형태로 바뀌는데, 이 역시 한진칼과 정석기업의 합병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지난 해 말 취임한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는 “정석기업이 곧 한진칼로 합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석기업의 부동산 사업 대부분이 한진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그룹 구조개편은 경영권 승계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주사인 한진칼은 현재 한진이 지분 9.69%로 최대 주주이고, 조양호 회장이 6.68%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개편이 마무리되면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이 30% 이상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그룹 지배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
아직 그룹 경영권이 어디로 향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60대 중반인 조 회장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그룹 경영을 맡은지 10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를 논하기에는 조금 이르다.
그러나 자녀들의 경영실적에 따라 조 회장이 자기 주식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그룹 승계 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 점을 감안하면 지주회사로 체제를 전환해 조 회장이 영향력을 늘리는 것이 경영권 승계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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