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기차배터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지만 아직은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부담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5일 전기차 배터리시장이 모바일 배터리시장과 달리 성장 초기단계인 만큼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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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
손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국제유가, 가격인하 압력 등을 꼽았다.
고유가시대에는 전기차의 운행비용이 내연기관차의 운행비용보다 훨씬 적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2014년부터 시작된 저유가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전기차의 장점이 상당부분 희석됐다.
판매단가 인하 압력도 불안요인으로 지목됐다. 전기차의 약점인 높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완성차회사들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에 배터리 가격인하를 요구할 것이라는 얘기다.
테슬라는 가격을 대폭 낮춘 보급형 전기차 모델3를 2017년에 내놓는다. 폴크스바겐도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전기차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폴크스바겐이 2020년경 출시하는 전기차 ‘I.D.’의 가격은 3만 달러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의 모델3, GM의 쉐보레 볼트(Bolt)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다.
자동차업계는 내년부터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대중화를 노린 전기차를 속속 내놓으면서 전기차 가격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는 결국 배터리 가격에 달려있다.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 생산단가의 40%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미 완성차회사들은 배터리 가격을 2020년까지 현재의 70%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배터리 제조사에 요구하고 있다. 본격적인 가격경쟁 국면에 진입하면 완성차회사들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전기차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해 전지사업부문 시설투자에만 모두 8억 달러를 투입했다.
LG화학은 2020년에 전기차 배터리에서만 매출 7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워뒀다. 지금까지 전기차 배터리 누적 수주금액도 36조 원을 넘는다.
그러나 흑자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 1조70억 원을 거뒀지만 전지부문에서는 영업손실 315억 원을 봤다. LG화학의 전지부문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소형 배터리, 전기차 등에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로 나눌 수 있다. 그동안 중대형 배터리의 손실을 소형 배터리가 만회했는데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되면서 소형 배터리에서도 손실을 냈다.
손 연구원은 LG화학이 3분기에도 전지부문에서 영업손실 400억 원가량을 냈을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 매출은 앞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 GM 볼트가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다.
볼트는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볼트는 한번 충전으로 383km를 달릴 수 있으며 판매가격도 3만 달러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