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새 아이폰에 AI기술 대거 탑재 '대반격', 노태문 삼성전자 AI폰 선두 지키기 별러
김바램 기자 wish@businesspost.co.kr2024-04-11 15:13:17
확대축소
공유하기
▲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의 AI기술 탑재에 AI폰 선두 지키기에 힘을 쏟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인공지능(AI) 폰 '갤럭시S24'를 출시하며 세계 프리미엄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차기 아이폰 운영체제(OS)에 적용할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나서는 등 AI폰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하반기 출시하는 차기 아이폰에 AI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 사장은 애플과 AI폰의 선두주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격전을 벌일 전망이다.
11일 스마트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애플은 빅테크 기업들과 AI 협력 범위를 넓히며, 삼성전자에 한 발 뒤처진 AI 스마트폰 대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IT전문매체 씨넷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차기 아이폰 운영체제(iOS 18)에는 수많은 AI 기능이 도입될 것이며, 이는 2007년 최초 아이폰 출시 이후 17년 만에 가장 거대한 업데이트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 사장은 올해 하반기 인공지능(AI) 기술을 대거 탑재한 애플 아이폰의 도전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특히 애플이 음성인식비서 '시리'에 적용할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참조분석 언어모델'(ReALM. Reference Resolution As Language Modeling)은 경쟁업체 기술을 능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ReALM은 '이것'이나 '저것' 등 의미가 불분명한 단어를 문맥을 통해 이해하는 데 특화된 LLM으로 모두 네가지 모델이 있다.
네가지 모델은 ReALM은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에 따라 ReALM-80M(8천만 개), ReALM-250M(2억5천만 개), ReALM-1B(10억 개), ReALM-3B(30억 개)로 나뉜다. 1750억 개 매개변수로 이뤄진 GPT-3.5나 약 1조5천억 개의 GPT-4와 비교하면 파라미터 값이 작은 소형 모델이다.
그러나 ReALM은 스마트폰 등 IT 기기 화면에 나타난 정보를 읽어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 명령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수행하는 데 특화돼 있고, 파라미터 값이 작은 대신 고용량의 데이터 처리를 위한 비싼 슈퍼컴 등 서버 장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미국 IT전문매체 벤처비트가 보도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ReALM은 화면을 참조해 명령을 처리하는 성능 지표 측면에선 가장 패러미터 값이 작은 모델도 오픈AI의 주력 LLM인 GPT-4를 웃돌았다.
이와 함께 애플은 중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에 현지 IT기업 바이두의 AI 기술을 탑재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바이두가 챗GPT 대항마로 선보인 '어니봇'은 일부 중국어 관련 기능에서 GPT-4를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바이두와 협력해 잃어버린 중국 시장 판매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AI 기술개발에 오랫동안 투자했지만, 최근 부상한 생성형 AI 부문에서는 다소 뒤처진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사용자 개인 정보 보호를 우선시하는 만큼 대량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생성형 AI 활용을 꺼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애플은 ReALM 서비스에 필요한 뉴스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언론사에 최소 5천만 달러(약 682억 원) 규모의 콘텐츠 구매 협상을 제안하는 등 생성형 AI 서비스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AI 기술이 부상하면서 프리미엄 IT기기 시장의 선두적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에 적용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 가운데 하나인 실시간 통역을 묘사한 이미지. <삼성전자>
애플은 지난해부터 주요 아이폰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 업체에게 점유율을 내주며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첫 6주 동안 중국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급감했다. 같은 기간 1위였던 중국 시장 점유율도 19%에서 16%로 내려앉으며 화웨이, 비보 등 현지 업체에 점유율을 내줬다.
반면 삼성전자는 '온 디바이스 AI'(기기 자체에서 AI 기능 제공) 갤럭시S24 시리즈를 앞세워 세계 시장에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 KB증권은 갤럭시S24 시리즈가 올해 세계 시장에서 3600만 대가 팔려 2016년(4900만 대) 이후 8년 만에 최다 판매량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유력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 리포트’는 갤럭시S24 울트라가 아이폰15 프로맥스보다 성능 등의 측면에서 더 뛰어나다는 보고서를 최근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시장에서 ‘갤럭시 AI폰’ 마케팅을 강화하며, 'AI폰=삼성, 삼성스마트폰=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 인식 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올해 3월 말부터 전작인 갤럭시S23 시리즈 등으로 생성형 AI 기능이 적용되는 모델을 확대하고 있으며, 4월 내로 '갤럭시 AI'가 지원하는 언어를 아랍어, 인도네시아어, 러시아어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갤럭시S24 AI 기능을 사용할 수 언어는 13개에서 16개로 늘어난다.
노태문 사장은 최근 자사 뉴스룸 기고문에서 "다양한 제품군과 서비스 영역에 갤럭시 AI를 적용하고 최적화해 강력한 모바일 AI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것"이라며 "(갤럭시S24 시리즈는) 모바일 AI의 표준을 정립하고, AI 폰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어가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