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서울로 진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송파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며 서울 입성의 포문을 열었는데 최근 서울에서도 노른자위로 꼽히는 강남지역의 재건축재개발 현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김 회장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대형건설사들이 독식해왔던 강남 재건축재개발시장에서 입지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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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
5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최근 신반포7차 아파트를 재건축할 시공사를 선정하는 입찰에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 신반포7차 재건축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호반건설과 대림산업 2곳뿐이다.
신반포7차 아파트는 한강에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주위에 잠원역과 반포역, 고속터미널역 등이 위치해있어 강남에서도 사업성이 매우 좋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8월 말에 진행됐던 현장설명회에는 그동안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다져왔던 GS건설뿐 아니라 현대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등 모두 13개 기업이 참여하기도 했다.
건설업계는 김 회장이 강남 재건축시장에 참여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민 것을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강남 재건축재개발사업은 그동안 대형 건설사들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시공능력평가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삼성물산은 서초 우성1·2·3차 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수주했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서울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자에 선정되는 등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만 7조 원 이상을 수주했다.
현대건설도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워 서울 강남 개포지구의 재건축사업에 활발히 뛰어들고 있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전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강남 재건축재개발시장에 호반건설이 뛰어든 것은 무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시장은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파워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호반건설이 어떤 조건을 내세우며 입찰에 참여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림산업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우수하다고 해도 강남 입주자들이 선뜻 호반건설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반포7차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입찰보증금이 570억 원에 이르는 점도 자금여력이 충분한 대형 건설사만 입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장치라는 말도 나온다. 애초에 부동산 가격을 부양할 가능성이 적은 중견건설사를 입찰에서 배제시키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이 호반건설의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강남 재건축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대형 건설사로 성장발판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호반건설이 신반포7차의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할 경우 명실상부 대표적인 대형 건설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수주하기 힘든 강남에 아파트를 짓는 것은 대형건설사와 어깨를 겨룰 수 있다는 시금석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회장은 그동안 서울 입성을 위해 계속 노력해 왔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 서울 송파구에 호반베르디움 아파트를 분양했는데 모두 완판시키며 서울 입성에 성공했다. 올해 9월에는 서울 성북구 보문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수주하며 서울권에서 첫 도시정시사업 수주라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대부분의 재건축 사업장의 현장설명회에 참여해왔는데 신반포7차의 사업성을 검토한 뒤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입찰의향서를 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