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전문가들이 한국전력공사의 기후위기 대응 수준이 글로벌 기업 가운데 최하위라고 평가했다. 사진은 ‘2024 기업 기후 책임 모니터’ 보고서 표지. <신기후연구소>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전력공사(한전)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이 글로벌 주요 기업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비영리 연구단체 신기후연구소와 탄소시장감시는 9일 ‘2024 기업 기후책임 모니터’ 보고서를 발간했다. 전 세계 주요 기업을 선정해 탄소감축 등 기후위기 대응 현황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내용이다.
해당 보고서는 2022년부터 해마다 정기적으로 발표되는데 현재까지 평가를 받은 기업은 모두 51곳이다. 한국에서는 한전과 삼성전자가 포함됐다.
세부 평가 등급은 높음(high), 합리적(reasonable), 보통(moderate), 부족(poor), 매우 부족(very poor)으로 부여된다.
한전은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 배출량 감축 목표 설정 투명성, 배출량 감축 실행 투명성 등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감축 및 잔여 배출 책임의 투명성과 정합성 부문은 ‘매우 부족’ 등급을 받았다.
보고서에 포함된 일부 기업에는 종합 평가 등급이 부여됐다. 정합성만을 판단해 낮은 점수를 받은 기업은 낮음(low)과 매우 낮음(very low)으로 분류된다.
한전은 종합 평가에서도 ‘정합성이 아주 낮음’ 등급을 받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넷제로(탄소중립) 로드맵을 바탕으로 볼 때 한전이 설정한 목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아래로 억제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다.
해당 로드맵에 따르면 2035년까지 배출량을 2022년 대비 80% 줄여야 한다.
한전은 이외에도 관련 자료의 투명성, 재생에너지 목표, 탈석탄 계획 등 모두가 부족하거나 지연되는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2021년 기준 한전 탄소 배출량의 절반 이상이 스코프 3(공급망 내 배출)로 평가되는데 넷제로나 단기 기후목표에 이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 대상이 됐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분석 대상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정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은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이에 연구진은 기후위기 대응 약속을 검증하기 위한 자발적 이니셔티브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토머스 데이 신기후연구소 연구원은 “이미 충분하지 못한 목표를 더욱 약화시키는 유연한 정책보다는 부문별로 가장 중요한 배출원에 초점을 맞춰 기준을 세분화하면 기업들이 보다 수월하게 친환경으로 전환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