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주가가 한미약품 쇼크를 딛고 반등했다.
셀트리온은 한미약품의 신약 기술계약 해지종료에 따른 악재에 제약바이오사업 리스크가 불거지며 주가가 이틀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신약이 아닌 복제의약품(바이오시밀러) 중심으로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투자심리에 온기가 돈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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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셀트리온 주가는 4일 직전거래일보다 1.60%(1700원) 오른 10만8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9월23일 종가 11만300원으로 내림세를 보이다 29일 한미약품발 돌발악재를 만나 6거래일 연속 하락했는데 이날 소폭이나마 반등에 성공했다.
셀트리온 주가의 상승반전은 한미약품 주가가 7.28% 내린 것을 비롯해 JW중외제약 주가가 15.15% 하락하는 등 제약회사 주가가 전반적으로 내린 것과 대비된다. 코스닥에서 이날 주가가 상승한 제약바이오 회사는 셀트리온 외에도 메디포스트(0.41%), 휴젤(2.65%) 등 일부에 그쳤다.
셀트리온은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가 신약에 비해 연구개발(R&D)에 따른 리스크가 덜하다는 점이 부각되며 주가가 상승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9월20일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1천349억 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 항체의약품(램시마)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매출액의 22.36%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계약기간은 오는 30일까지다.
셀트리온은 2분기에 매출 1850억 원, 영업이익 771억 원으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 증권가에서 최근 내놓은 3분기 예상 매출은 18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하고 예상 영업이익은 774억 원으로 5.8% 늘어나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29일과 30일 주가에 호재와 악재로 작용할만한 상반된 정보를 잇달아 공시해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신약개발 관련 리스크가 부각되며 제약바이오회사 주가 전반이 불안심리 확산에 따라 맥을 못췄다.
현대증권은 4일 한미약품에 대한 리포트에서 기술수출에 대한 시장의 불안심리가 커진 만큼 당분간 신약 개발회사의 주가보다는 실적이 좋은 회사의 주가에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태희 연구원은 "신약 개발에서 임상 실패리스크는 항시 존재하지만 한미약품의 경우 올무티닙 계약 규모가 8천억 원을 상회했고 빠른 임상속도로 기대가 컸던 터라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사태로 바이오제약회의 주가는 실적 중심의 옥석가리기가 이뤄질 것으로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셀트리온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항체의약품 램시마가 이미 임상단계를 완료해 상대적으로 신약개발에 비해 리스크가 적을 것으로 평가된다.
배기달 이지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일 ‘신약 개발이 쉽지는 않다’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최근 한미약품의 기술계약 해지로 신약 개발의 어려움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고 진단했다.
미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모든 의약품 후보 물질의 임상 1 상부터 품목 승인까지의 성공률은 9.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후보 물질이 최종 의약품으로 허가받는 확률도 절반이 되지 않는 49.6%였다.
각 단계별 성공률을 보더라도 평균 59.3%로 10번 중 4번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 합성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1 상부터 품목 승인까지의 성공률은 6.2%로 50개의 후보물질 중 약 3개만이 최종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는 셈이다.
배기달 이지용 연구원은 “의약품별 성공률을 보면 합성신약이 가장 낮다”며 “신약 개발은 쉽지 않고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란 얘기다.
두 연구원은 “국내 업체의 연구개발 역량이 높아진 건 분명하기에 좀 더 긴 호흡으로 냉정히 접근할 때”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